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겠다”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해 “오로지 저의 책임이다. 어떻게든 제가 더 잘했어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 고심 끝에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기의 국민의힘 당대표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들 한다.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 전위원장은 그동안 비판받아온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로잡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2년간 9번이나 집권여당의 리더가 바뀌었다. 그 배경이나 과정이 무리하다고 의문을 갖고 비판하는 국민들이 많았다”며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인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럴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들이 반복됐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눈치 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다.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며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보수정치의 재건과 혁신은 보수 정치인들이 지지자들만큼 훌륭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지역 현장 중심의 풀뿌리 정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잃어버린 320만명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가장 절실할 때 가장 어려울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으로 체감했기에 당이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잘 안다. 그러니 워밍업이 필요 없다. 앞장서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