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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서울 마포구에서 발견된 사랑벌레. 이정아 기자 [email protected]

2022년부터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떼를 지어 나타난 사랑벌레(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를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보는 시민들의 인식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서울디지털재단이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를 보면, 2022~2023년 2년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 5120건을 분석한 결과 사랑벌레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불편하다, 피해준다 등)는 2022년 61%에서 2023년 55%로 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긍정적 키워드는 같은 기간 29%에서 37%로 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도움되다’라는 키워드는 2022년 25번째로 많이 언급되다가 2023년에는 사랑벌레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로 순위가 상승했다.

2023년 사랑벌레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키워드 분석 결과. 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재단은 “처음에는 사랑벌레가 생김새와 떼로 날아드는 특징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충으로 간주되는 인식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충이 된 이후 암수가 한 쌍으로 있는 모습이 많이 관찰돼 사랑벌레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유충의 경우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 역시 벌과 마찬가지로 꽃의 수분을 도와 생태계의 도움을 준다. 턱이 없기 때문에 물거나 쏘지 않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6~7월 초여름에 성충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가량 생존한다.

사랑벌레는 2021년 전부터 북한산을 중심으로 서식하다가 2022년 초여름 서울에 대량 출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장마, 도심 열섬 현상 등 기후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화학물질(포름알데히드)에 이끌려 차량이 있는 도로변에서 자주 발견되기도 한다.

2023년 6월30일 사랑벌레가 북한산 정상을 뒤덮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jaekwang__lee)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에스엔에스에서 사랑벌레를 가장 많이 언급한 지역은 2022년(80%)과 2023년(58%) 모두 북한산과 인접한 서북권(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으로 나타났다. 비서북권에서의 언급량은 2022년 20%에서 2023년 42%로 늘어났는데 이를 통해 지난해 서울시 전역에서 사랑벌레가 출몰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재단은 분석했다.

에스엔에스 언급량이 집중된 시기는 2022년보다 2023년이 2주가량 빨라졌다. 2022년에는 전체 에스엔에스 언급량(2595건)의 87.5%(2270건)가 7월1~11일 사이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2023년에는 이보다 2주가량 빨라진 6월19~7월4일에 전체 언급량(2525건)의 80.3%(2028건)가 몰려있다.

특히 6~8월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 2022년 대비 2023년 언급량이 더 높은데 재단은 “2023년에는 사랑벌레가 등장하지 않는 시기에도 사랑벌레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2022년과 2023년 모두 2~3번의 강우 뒤에 에스엔에스 언급량이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는 비가 온 뒤에 사랑벌레 유충이 성충으로 변하기 좋은 습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단은 “사랑벌레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기는 하지만, 모기와 진드기 같은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화학적 방제 등) 전통적인 방제 방법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사랑벌레 유충의 서식지인 산과 숲에 살충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다른 곤충들을 함께 죽이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인간 건강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사랑벌레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불빛 주면에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거나 찢어진 방충망을 보수하고, 밝은색 대신 어두운색 옷을 입으면 사랑벌레가 몸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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