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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5배 대규모 수주 계약에 주가 80% 올라
1년 만에 계약 철회… CB 물량 쏟아지며 주가 급락

이차전지 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 하나기술이 1년 만에 대형 수주 계약을 철회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은 전환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전환해 최대 2배가 넘는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기술 본사 이미지. /하나기술 제공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기술은 지난 20일 이차전지 조립 관련 1700억원대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사유는 계약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지 합의다.

앞서 지난해 6월 27일 하나기술은 이 수주 계약을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하나기술 연매출액(1139억원)의 151.39%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연 매출을 초과해 공시 직후 거래는 30분간 정지됐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장중 전날 종가(7만7400원) 대비 19% 가까이 오른 9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전날 24만주에 그쳤던 거래량 역시 27일 공시 당일 226만주, 28일 446만주까지 급증했다.

계약 상대방은 영업비밀 보호 요청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대형 이차전지 기업이라는 소문이 돌며 투자자들은 기대감에 환호했다. 공시 이전 8만원 아래를 밑돌던 하나기술의 주가는 같은 해 7월 24일 종가 기준 13만7900원까지 치솟았다.

이때부터 CB 전환 청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하나기술은 2021년 470억원 규모로 발행한 2회차 CB가 있었는데, 공시 당일 1만4059주가 전환 청구된 것을 시작으로 작년 9월 7일까지 13번에 걸쳐 총 44만7803주의 전환권 행사가 이뤄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미상환 CB는 79억원(13만8544주)어치만 남은 상황이다.

해당 계약 공시 이후 전환권 행사가 쏟아진 기간까지 주가가 9만~13만원대까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CB 투자자들이 전환한 주식을 매도했을 경우 전환가액인 5만6902원보다 최대 2배가 넘는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성 공시 호재로 주가가 급등했다면 해당 CB 투자자들은 모두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 상대방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계약 상대방 공개 유보 만료를 6일 앞두고 계약 해지를 발표한 하나기술은 해당 계약을 맺은 발주처가 ‘쑤저우 신파워 에너지(Suzhou Xin-Power Energy Technology Company)’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하나기술 주식 투자자들은 “해당 발주처는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회사”라며 “연 매출을 뛰어넘는 큰 수주 공시를 올린 뒤 주가를 띄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공시 취소 후 넘어가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하나기술 주가는 이달 21일 기준 5만700원으로, 지난해 고점(13만7900원) 대비 63.23%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계약 공시가 발표된 후 하나기술의 목표주가를 대폭 높인 A증권사의 기업 보고서에 대해서도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발행했을 때 주가가 이미 뜬 상태여서 상승 여력을 높인 것이 논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리서치팀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단일판매·공급계약 내용을 확인할 때 공시 유보를 하더라도 계약서를 포함해 발주처 등을 꼼꼼히 확인 후 공시하고 있다”며 “(하나기술의 경우) 공시 번복에 따른 벌점 부과 여부 등은 추후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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