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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MZ 세대 “질서 비교적 잘 지켜”
지난 18일 오후 1시 제주시 연동 모 면세점 인근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 MZ세대 중국인 관광객들. 일부는 횡단보도 밖으로 나와 있기도 했으나 비교적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9일 오전 10시 제주시 건입동 한 커피전문점. 중국인 6명이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서 차례차례 음료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음료를 마시면서도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새치기나 고성방가 등 과거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중국 관광객 행태와는 달랐다. 카페 대표 부모(42)씨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어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할 때가 많았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질서도 비교적 잘 지키고 소란을 피우는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행태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중국인 남성 중에는 덥다는 이유로 웃옷을 벗어 맨살을 드러내거나 티셔츠를 반쯤 걷어 올려 불룩 튀어나온 배를 드러낸 채 관광지 이곳저곳을 다니는 게 자주 목격됐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쇼핑 위주 관광→SNS 명소 방문’ 변화 감지
지난 19일 오전 제주시 건입동의 모 커피전문점을 찾은 중국인 MZ 관광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최충일 기자
길을 건널 때 교통질서도 비교적 잘 지키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오후 1시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인근 횡단보도에서 20대로 보이는 중국인 10여 명이 질서를 지키며 길을 건넜다. 일부 중국인은 횡단보도 밖 차도에 나와 있었으나 교통법규를 비교적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제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행태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라진 이후부터다. 이때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축을 이루면서 달라졌다는 평가다.

제주시내 상인 박모(36)씨는 “인터넷에서 제주시내 길거리에서 어린이가 대변을 보게 놔두는 중국인 부모 동영상이 나도는 등 일부 추한 모습은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젊은 중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태도가 달라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씀씀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54만392명)의 78.6%(42만4585명)를 차지한다. 이 중 80% 이상이 MZ세대 중심의 개별관광객인 것으로 제주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MZ관광객은 쇼핑보다 주로 명소 찾기를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돈 쓸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또 중국 내 경기 침체도 외국 관광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한다.



“주머니 얇지만, 꾸준히 늘어나 기대감”
지난 18일 오후 1시 제주시 연동 상가 거리를 순찰 중인 제주경찰. 최충일 기자
이런 성향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4월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신용카드 사용액은 약 34만8000원(추산) 수준이다. 작년 동기 103만8000원보다 66.5%가 감소했다. 씀씀이 감소세는 제주관광공사가 조사한 ‘2014~2023 제주 방문객실태조사’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개별여행객 지출경비는 1039달러(약 143만원)로 최근 10년간 가장 적었다.

중국이 많이 찾는 제주시 누웨마루거리 인근 상인 양모(43)씨는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얇은 MZ 중국인이 많이 찾는 만큼 3년 전보다 매출은 30%가량 줄었지만 젊은 층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고 했다.



중국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 효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홍보 게시물 사이로 중국인 관광객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도는 줄어든 중국인 지갑을 다시 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제주 동문재래시장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알리페이플러스 전용 QR코드 등으로 결제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1회 2만원 한도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관련 결제 금액은 지난 3월 1700만원에서 5월엔 약 15배인 약 2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중화권 MZ 사로잡을 상품 개발 집중
지난 18일 오후 3시 제주시 연동 모 면세점 인근 거리를 걷고 있는 중국인 MZ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을 대상으로 현지 여행업계·동호회 등과 협업해 낚시·승마·골프 등 취미활동과 연계한 특수목적관광(SIT) 상품 개발에 나섰다. 또 중화권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현지 홍보활동도 진행했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홍콩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해 ‘내 손으로 꾸미는 제주 홍보부스’를 운영해 홍보했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과장은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해 국내외를 돌며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며 “제주상권을 위한 외국인 간편결제 이벤트도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다른 상권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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