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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페이스쉐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아버지 박준철씨의 빚을 대신 갚아준 전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부모의 빚을 대신 갚는 것이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박세리는 자신이 아버지의 채무를 해결해 왔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채무에는 박세리와 부친이 공동소유한 유성구 소재 토지 2324.8㎡(703평)에 설정된 가압류 등이 포함된다.

23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두 사람이 2000년 8월 낙찰받아 각각 지분율 50%씩 공동소유한 이 토지는 2001년부터 가압류가 설정된 상태다. 2014년까지 해당 토지에 걸린 압류 및 가압류 청구 금액은 약 30억9300만원에 이른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박세리가 아버지의 채무를 대신 해결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9월까지 등기부등본에 설정된 압류‧가압류 등기는 모두 말소됐지만, 이후 또 다른 가압류가 설정돼 박세리가 2016년 7월 아버지의 채무 10억원을 추가로 갚아주는 대신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박세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도 “2016년 경매가 들어와 급한 대로 아버지 채무를 변제하고 지분을 샀다”며 “은퇴 이후 아버지의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고 설명했다.

세무업계에서는 박세리가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면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부모님에게 주택·자동차를 선물하는 것처럼 돈을 갚아주는 것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며, 부모님이 세금을 낼 수 없다면 자식에게 납세 의무가 생긴다는 해석이다.

김성훈 변호사는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증여는 무상으로 재산을 양도할 경우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 또한 재산적 가치를 무상으로 이전해 주거나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와 자식 간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제 구간을 벗어나는 부분에서는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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