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도르트문트 | AP연합뉴스
자신이 충분히 득점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서, 욕심을 내지 않고 더 확실한 찬스를 위해 동료에게 망설임없이 패스했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호날두(알나스르)는 이렇게 달라졌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다시 우승후보로 돌아왔다.
포르투갈이 사실상의 F조 1위 결정전에서 튀르키예를 완파하고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포르투갈은 23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튀르키예를 3-0으로 완파했다.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은데 이어 2차전에서 완승을 챙긴 포르투갈은 2승, 승점 6점이 돼 조지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승1패, 승점 3점이 된 튀르키예는 체코와 최종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두면 16강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1차전처럼, 2차전 역시 포르투갈 팬들의 관심은 호날두가 골을 넣을 것인가에 집중됐다. 호날두는 체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골을 포함해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호날두는 1차전처럼 이날 역시 선발 출전해 튀르키예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수비적으로 나선 튀르키예를 상대로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튀르키예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던 포르투갈이 선제골을 먼저 넣었다. 포르투갈은 전반 21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가 문전 앞으로 보낸 땅볼 크로스가 오르쿤 쾨크취(벤피카)의 발을 맏고 굴절, 노마크로 있던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에게로 갔고, 이를 실바가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도르트문트 | AP연합뉴스
리드를 잡은 포르투갈은 7분 뒤 상대의 황당한 실수로 인한 자책골로 차이를 더 벌렸다. 포르투갈의 역습 상황에서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가 호날두에게 패스를 한다는 것이 그만 호흡이 맞지 않아 튀르키예 수비수 사메트 아카이딘(파나티나이코스)에게로 향했다. 그런데 아카이딘이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것이 그만 호흡이 맞지 않았고, 패스는 빈 골문을 향해 빠르게 굴러가 결국 골라인을 넘었다.
전반을 2-0으로 기분좋게 마친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그리고 후반 11분 쐐기골이 터졌다. 호날두의 양보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가 튀르키예 선수들을 넘어 호날두에게로 곧바로 향했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낸 호날두가 당연히 슈팅을 시도할 것으로 보였으나, 호날두는 바로 옆에 있던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확인한 뒤 패스를 건넸고, 페르난드스가 빈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차 넣었다. 골 대신 도움을 선택한 호날두의 선택이 돋보였다.
다급해진 튀르키예는 이후 라인을 끌어올려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끝까지 골은 터지지 않았고, 포르투갈도 더 이상 득점하지 못하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도르트문트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