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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많은 비로 모기 생존율 증가
6월 폭염 영향 모기 성장 속도도 증가
6월 장마·폭염 등에 따라 7, 8월도 영향
올여름 이른 폭염으로 인해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주말 경기 지역에서 '차박(차에서 숙박)' 캠핑을 한 직장인 김지영(33)씨는 밤잠을 설쳤다. 김씨는 차 안으로 들어온 모기에 여러 방을 물렸다. 앵앵대는 모기 소리에 편히 잠들기도 힘들었다. 그는 "6월 중순에 벌써부터 모기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모기 활동지수 18일 연속 100...예보 4단계

서울시 모기예보제.


때 이른 더위에 '여름 불청객' 모기가 일찍 찾아왔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모기예보제'에 따르면 서울 평균 모기 활동지수는 이달 2일부터 20일까지 연속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습도와 강수량, 기온 등의 영향으로 모기 활동이 예년보다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6~8월 기온과 습도 등에 따라 모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들어 18일 연속 모기 활동지수가 100을 기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모기 활동지수는 72(주의 단계)였다. 서울시는 모기 채집량과 기온, 강수량 등을 분석해 일평균 모기 개체 수를 1부터 100까지 지수로 환산한다. 지수에 따라 총 4단계의 모기예보를 한다.

가령 모기 활동지수가 75 이상 100 미만인 경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발동된다. 4단계는 야외에서 10~15분 이상 머물 경우 5마리 이상 모기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통상 6월 중순에는 모기 활동지수가 50 이상 75 미만으로 3단계였다. 하지만 올해는 4단계로 올라 모기 활동량이 일찍부터 활발해졌다.

월동한 모기, 6월 더위에 늘었다



6월 모기가 늘어난 이유는 월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나려면 겨울에 살아남는 모기가 많아야 하고, 모기 유충이 성충이 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난겨울 서울 지역의 높은 강수량이 모기 수를 늘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평균 강수량은 74.7㎜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전문가들은 모기가 월동에 성공할 확률이 5~20%가량인데 습도가 높을 경우 생존율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1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택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모기 유충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월동에 성공한 모기는 평균 기온이 15~16도인 3월 중순~4월 초 활동을 시작한다. 흡혈 대상을 찾고, 흡혈한 다음 산란한다. 4월 중순쯤 알을 낳기 시작하는 모기는 한 마리당 통상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한 마리당 200개의 알을 낳는다고 가정하면 모기 100마리가 월동에 성공할 경우 이듬해 2만 마리의 모기가 탄생한다.

잦은 강수로 물웅덩이가 생기고, 기온이 오르면 모기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달 10일 이후 열흘 연속 일 최고기온이 30도를 상회하는 등 폭염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6월 1일부터 20일 기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 날은 총 11일. 지난해 같은 기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은 단 하루였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알에서 완전한 성충이 되기까지 2주가량 걸리고, 20일이 되면 또다시 산란할 수 있어 벌써 2번의 주기가 지났을 것"이라며 "월동 모기 한 마리가 4번의 주기를 지나면 2억 마리가 되는데, 지난해 월동에 성공한 모기가 많은 데다 이른 더위에 벌써부터 모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폭염·폭우, 모기 생존율도 떨어져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모기 살충제가 진열돼 있다. 뉴스1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 모기 개체 수도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좌우된다. 모기 서식지인 물웅덩이가 마를 정도의 폭염이 지속되거나, 모기 유충이 쓸려 내려갈 정도의 폭우가 내리면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기록적인 폭염과 장마가 지속된 2016년엔 모기가 많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 8월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고,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높은 강수량이 예상된다. 6월 장마가 과거보다 길어지거나 강수량이 많을 경우 모기 유충이 떠내려가게 되면 7, 8월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장마가 짧고 기온이 오르면 모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갖춰져 모기가 늘어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이고, 7,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80% 수준"이라며 "남쪽 수증기가 북상하면 집중호우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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