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대표 관광도시 바르셀로나가 주택난으로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들에게 단기 아파트 임대를 금지한다.

지난해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명품거리 그라시아 인근에서 관광객들이 모여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자우메 콜보니 바르셀로나 시장은 오는 2028년 11월까지 단기 임대용으로 등록된 아파트 1만101채 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콜보니 시장은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2029년부터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관광객용 아파트는 바르셀로나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에게 단기 임대하는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지난 10년간 아파트 임대료는 68%, 집값은 38% 상승했다는 게 콜보니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일부 시민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워졌고 젊은이들 사이 불평등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향후 바르셀로나 당국은 관광객에 대한 아파트 불법 임대 여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당국은 최근 수년간 관광객용 아파트 신규 허가를 하지 않았고, 2016년 이후 불법 관광객용 아파트 9700채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현지에서는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꾸준히 부각됐다. 관광객용 임대 주택 증가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외부인이 유입되면서 본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한편, 바르셀로나 관광객용 아파트 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금지 조치가 불법 아파트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콜보니 시장이 (더 높은) 빈곤율과 실업률로 이어질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관광객용 아파트 상당수를 대여하는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경우 이번 사태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조선비즈

권유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