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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이다.

와인은 사랑이자,
그 자체로 한편의 단막극이다.

모아 놓으면 드라마가 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거장(巨匠)이라는 훈장은 쉽게 얻을 수 없다.

거장이 남긴 작품은 항상 여운을 남긴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역시 그렇다. 1972년 코폴라가 선보인 대부(godfather) 1편은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 이 영화는 여전히 이 시대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대부 1편은 이달 1일 기준 쇼생크 탈출에 이어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IMDB는 관람객들이 매긴 별점을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들을 보여준다. 이 순위에 오르려면 최소 2만5000명이 평가한 점수가 필요하다.

4위는 코폴라 감독이 1974년 선보인 대부 2편이다. 10위 안에 두 작품을 올린 감독은 오로지 코폴라뿐이다. 대부 1편과 2편은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연거푸 받았다. 시리즈 영화 최초 기록이었다. 개봉한 지 5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마피아 영화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다.

대부 시리즈는 그에게 경제적 성공을 가져다줬다. 그는 대부로 벌어들인 돈을 와이너리를 사들이는 데 썼다. 경매에 참여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유명 와이너리 잉글눅 포도밭 대부분을 낙찰받았다. 이 와이너리는 지금도 나파밸리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와이너리 가운데 하나다.

코폴라는 와이너리를 인수한 이후 지옥의 묵시록, 컨버세이션과 같은 굵직한 작품을 내놨다. 이들 작품은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대부만큼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대중들은 새 영화에 대부 시리즈만큼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지는 않았다.

흥행 보증수표에서 점차 거리가 멀어지자, 코폴라가 감독하는 작품 수 역시 급격히 줄었다. 1990년까지 그는 18개 영화를 감독했다. 그러나 이후 현재까지 33년 동안 감독한 영화 수는 7개에 그친다. 오는 9월 미국에서 개봉하는 메갈로폴리스가 1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그래픽=정서희

감독석에 앉는 대신 코폴라는 와인 만들기에 몰두했다. 그는 이전에 산 잉글눅 와이너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 와이너리는 100달러(약 14만원)가 넘는 고가 와인을 주로 만든다. 코폴라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영화 대부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만들길 바랐다.

마침내 그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 지역에 있던 한 와이너리를 인수해 프란시스 코폴라 와이너리를 세웠다. 이 와이너리 주력 제품은 잉글눅 와이너리에 비해 가격이 6분의 1 정도다.

이 와이너리는 가장 미국적인 와인을 추구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 포도를 두루 사서 섞는다. 대신 맛있게 만들 수만 있다면 독특한 품종을 넣는 새로운 시도를 서슴지 않는다.

코폴라 다이아몬드 컬렉션 클라렛은 프란시스 코폴라 와이너리의 대표 레드와인이다. 2020년산 이 와인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유명 품종 외에도 프티 시라와 세갈린(Segalin)처럼 이 지역에서 다루지 않는 포도를 혼합해 만들었다.

포도를 고르는 방식은 색다를지언정, 양조 방식은 지극히 고전적인 방식을 추구한다. 현재 미국 와인 업계에는 새로운 포도 농사법 혹은 숙성 과정에서 인위적인 맛을 더하는 공학적 방법이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프란시스 코폴라 와이너리는 전통적인 미국 양조 방식을 여전히 유지했다. 프랑스산 참나무통과 미국산 참나무통을 오가며 12개월 숙성한다. 현학적이고 복잡한 설명 역시 배제했다. 소비자에게 와인 설명은 간단한 그림 몇 가지로 대신한다. 향기 표현에 블루베리와 바닐라 그림을, 맛에 자두와 후추, 코코아 사진을 넣는 식이다.

코폴라 다이아몬드 컬렉션 클라렛은 진득한 다른 나파밸리 레드와인보다 여리고 맑다. 도수도 2도 정도 낮은 13도에 머문다. 당도를 절제해 풍성하고 진한 과일향 대신 부드럽고 푸릇한 신선함을 살렸다.

코폴라는 그 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와인 스타일이 “언제 마셔도 신선하고, 우아하면서, 와인의 맛과 향이 오래 입안에 남는 여운이 긴 와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모든 위대한 것들은 정제된 섬세함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폴라 다이아몬드 컬렉션 클라렛은 코폴라 본인이 아르헨티나식 소갈비와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 유명하다. 이 와인은 2024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와인 부문 6만~10만원 부문서 대상을 받았다. 수입사는 레뱅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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