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졸업생들 "특정 학생에 '사랑한다' 쪽지"…교총 "'부적절한 관계' 사실 아냐"
신임 회장 입장문 "제자들에 아픔 준 것 진심 담아 사과…부적절한 처신은 안 해"


박정현 교총 신임 회장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에 20일 역대 최연소로 당선된 박정현 신임 회장. 2024.6.21
[교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세종=연합뉴스) 김수현 서혜림 기자 =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와의 관계 때문에 '품위유지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이유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진행된 교총 회장 선거 과정에서도 이에 대한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다.

박 신임 회장은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를 한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 측에 '추측성 의혹제기를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교총 관계자는 "성비위가 아닌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징계받은 것을 (선거분과위가) 확인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그런 (의혹 제기)글들이 올라왔는데 허위 사실이라고 (박 회장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니 글을 다 내렸다. (의혹에) 실체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들은 말 한마디 잘못하면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것처럼 편애 의혹만으로도 품위유지 위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신임 회장은 "(부적절한 관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교총 관계자 입장을 그대로 들어달라"며 "당선 이후 현장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당시 해당 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 신임 회장의 행동을 단순한 편애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3년 박 신임 회장이 담임을 맡았던 학급이었다는 B(29)씨는 "고3 때 면학실에서 우리 반 친구가 (박정현) 선생님이 A 학생 자리에 쪽지를 놓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고, 그 쪽지에 '사랑한다', '차에서 네 향기가 난다'고 쓰여 있었다고 하더라"라며 "쪽지 내용이 고3 당시에는 너무 큰 충격이어서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같은 반이었던 C(29)씨 역시 "친구가 '사랑한다'고 적힌 쪽지를 발견하고 나한테 알려줬다"며 "이 사실을 부모님께 전화로 알려드렸고, 부모님이 당시 부장 선생님께 잘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쪽지가 발견된 사실은 소수 학생들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대부분의 학생은 담임교사가 학기중 교체된 이유를 지병으로 알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사건의 내용이 알려졌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B씨는 "10년 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설명과 사과 없이 무책임한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며 "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 여부를 떠나더라도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에게 그 정도의 무책임한 자세를 보인 사람이 교권을 대변하고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교총 관계자는 학생들이 언급한 '쪽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고 말했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신임 회장은 이달 실시된 교총 회장 선거에서 교총 역사상 최연소(44세)로 회장에 당선됐다.

한편 박 신임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13년 제 실수와 과오로 당시 제자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쪽지를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다. 그것이 과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품위유지위반 견책 징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아직도 저의 부족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같은 부적절한 처신을 제자에게 한 일은 결코 없다"며 "지난 실수와 과오를 바로잡고 지금까지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699 장마 시작됐는데…서울 반지하 23만가구 중 2%만 ‘탈반지하’ 랭크뉴스 2024.07.02
37698 여성 신도들 상대로 성범죄 저지른 전직 교회 담임목사 구속 랭크뉴스 2024.07.02
37697 급발진 주장하지만…① 멈출 때 ② 굉음 ③ 브레이크등 따져야 랭크뉴스 2024.07.02
37696 차 씨는 왜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했나 랭크뉴스 2024.07.02
37695 김홍일, '탄핵안 보고' 전 사퇴‥야당 "꼼수 사퇴" 반발 랭크뉴스 2024.07.02
37694 서울아산병원 교수들 "4일부터 진료재조정…수술 29% 축소 예상" 랭크뉴스 2024.07.02
37693 “나도 그 시간, 거기 있었을지도…”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추모 발길 랭크뉴스 2024.07.02
37692 서울아산병원 교수들 “전면 휴진 대신 중증환자 중심 진료 재조정” 랭크뉴스 2024.07.02
37691 검사 4명 탄핵 "부패·범죄검사"‥검찰총장 "이재명 방탄 탄핵" 랭크뉴스 2024.07.02
37690 강풍·폭우에 항공편 무더기 결항하고 전국 곳곳 침수 피해(종합) 랭크뉴스 2024.07.02
37689 "죽여버릴 거야" 목침으로 '퍽퍽'…고령 아버지 폭행한 50대女 결국 랭크뉴스 2024.07.02
37688 “한·미·일 동맹?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에 대정부질문 ‘스톱’ 랭크뉴스 2024.07.02
37687 6월 물가 2.4% 상승…과일값 강세는 여전 랭크뉴스 2024.07.02
37686 NLL 이어 군사분계선 부근서도 6년 만에 포사격 훈련 재개 랭크뉴스 2024.07.02
37685 ‘시청역 차량 돌진’ 운전자는 버스기사…경찰 수사 ‘급발진’ 여부 초점[시청역 돌진 사고] 랭크뉴스 2024.07.02
37684 박성재 법무장관, 채 상병 특검법 추진 두고 “독재·전체주의 국가에서 봐온 것” 랭크뉴스 2024.07.02
37683 “국힘, ‘한미일 동맹’ 표현 정신 나갔나” “사과 안 하면 회의 안 해” 랭크뉴스 2024.07.02
37682 “아리셀 화재 경고 소방조사서 2년 전 조사서와 똑같아”…용혜인 의원 “토씨 하나 안틀려” 랭크뉴스 2024.07.02
37681 검찰, 김창준 전 美의원 배우자 소환…최재영 목사 청탁 여부 조사 랭크뉴스 2024.07.02
37680 22대 첫 대정부질문부터 파행‥'채상병 특검법' 충돌에 고성·야유도 랭크뉴스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