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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2중·1약 '4자 구도' 형성
韓 대세 속 '원나 연대' 가능성
선거 초반부터 韓 향해 견제구
'비한' 인사 만나며 우군 확보
'2등' 놓고 元·羅 미묘한 신경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기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국민의힘 대표 선거 출마를 예고한 나경원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오후 대구 동구 신세계백화점 내 일식집에서 만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민의힘의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의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후보 간 신경전도 조기에 불붙는 양상이다. 특히, ‘1강’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2중(원희룡·나경원), 1약(윤상현) 후보들의 포위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4자 구도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1차 투표에서 ‘한동훈 최다 득표’가 점쳐지나 일단 과반 득표를 막아 1·2위 후보를 놓고 다시 투표하는 결선투표제로 이끌어 반전을 도모하자는 게 나머지 후보들의 전략으로 여겨진다.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과 나경원 의원이 서로 미묘한 견제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일단 한 전 위원장의 과반을 막기 위해 ‘원·나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 등록일(24~25일)을 사흘 앞둔 전날부터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경쟁 주자들의 견제구가 이어졌다. 원 전 장관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기 책임은 전혀 없고 모든 것이 남의 책임이고, 정치적 자산과 기회는 개인화하려는 식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특정인을 지칭해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말했지만 4·10 총선에서 총사렵탑을 맡아 선거전을 이끌다 참패를 겪고 비대위원장직을 조기 사퇴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선거 패배의 책임은 ‘용산의 실정 탓’으로 넘기고서 영입 인재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세를 형성한 점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선의 윤상현 의원도 이날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의 용현시장에서 전대 출사표를 열어 “정치는 선거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며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철규 의원에게 많은 사람이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 나오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이 의원보다 10배, 100배는 책임져야 할 분이 한 전 위원장”이라고 직격했다.

이들은 앞서 ‘친한 그룹’으로 세를 형성한 한 전 위원장에 맞서 당내 우군 확보에도 나섰다. 원 전 장관은 전임 당 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을 가장 먼저 찾았다. 김 의원은 앞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실패한 리더십”이라고 규정한 뒤 “우리 당이 국민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첫걸음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 의원은 이날 대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났다. 홍 시장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들어 ‘한동훈 당권 불가론’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나 의원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께서, 충분한 역량이 된 제가 당을 맡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도 “당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선출직으로 들어오는 건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는다”며 “나는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나 의원을 치켜세우고 한 전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결선 투표제를 염두에 둔 ‘2등’ 자리를 놓고도 치열한 혈투가 예고됐다. 나 의원은 “줄 세우고 줄 서는 정치, 대통령실을 팔거나 제2의 연판장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어 친윤계의 지원을 받는다는 관측이 제기된 원 전 장관을 견제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 3월 당 대표 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거론됐지만 친윤계 초선들이 연판장을 돌려 불출마를 압박해 도전을 접은 바 있다. 당내 비한(비한동훈) 인사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 시점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던 나 의원은 원 전 장관이 ‘깜짝 출마’ 선언으로 선수를 치면서 선거전략 수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 역시 원 전 장관을 가리켜 “그분도 민주당과의 선거에서 진 사람”이라며 “전당대회를 자기 정치 일정의 징검다리로 사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에 기대어 나왔다면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대통령과의 신뢰 속에서 대통령에게 어떤 쓴소리, 할 말도 다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자신이 수평적 당정관계의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한편, 서울대 법대 출신의 3인 후보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나란히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나 의원이 오후 1시 포문을 열어 같은 날 오후 2시 출사표를 던지겠다고 먼저 밝힌 한 전 위원장에 앞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아울러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의 회견을 지켜본 뒤 23일 오후 3시 당 대표 출마를 발표하기로 해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두 사람이 같은 대학 10년 후배인 한 전 위원장을 포위하는 형국을 연출하게 됐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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