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러브버그 한쌍이 서울 마포구 한 건물 창문에 붙어 있다. 민서영 기자


올해도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초부터 서울 도심 어디서나 붉은등우단털파리와 마주친다. ‘러브버그’로 더 익숙한 이 곤충이 익충으로 알려지면서 두려움은 줄었으나 거리와 주택가, 상점·버스 창문 등 장소를 가릴 것 없이 붙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민들은 많다.

기후위기 등으로 계절에 따라 대규모로 출몰하는 곤충 떼와 인간은 도시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21일 서울연구원에서 ‘도시해충 대유행, 건강도시 서울을 위한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정책 포럼에서는 해충의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행법에서는 모기·파리·바퀴벌레 등 질병 매개 곤충으로 관리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량 발생으로 시민 스트레스나 일상적인 불편을 유발하는 경우도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최근 3년간 미국흰불나방, 동양하루살이, 러브버그, 빈대 등 잇따라 ‘벌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으로 약 27% 증가(윤영희 서울시의원실)했다. 은평·서대문·마포구에 한정됐던 지역도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로키산맥 메뚜기 떼, 미국 플로리다주 러브버그 등 대규모 곤충 출현은 전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일찍 온 ‘러브버그’…살충제는 삼가세요지난 9일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실 소속 최종환 연구원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최 연구원이 모종삽으로 낙엽을 치우자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잘...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6122113025

이날 포럼에서 김선주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소개한 설문조사를 보면 서울 시민들은 모기(80.5%)나 빈대(76.9%), 바퀴벌레(70.2%), 파리(64.2%) 등과 달리 흰불나방(38.8%)이나 동양하루살이(40.6%), 러브버그(45.5%) 등을 ‘해충’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낮았다.

하지만 이들도 모기 등 위생해충과 같이 방제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더라도 심미적(다수 개체 활동)으로 좋지 않은 경우(34.6%)나 개체 수나 인체의 영향과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곤충·벌레(24.1%)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곤충을 접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시민(52%)이 많은 탓이다. 특히 대규모로 발생한 ‘익충’은 위생해충보다 큰 스트레스(42%)였다.

이에 연구원 측은 대량 발생으로 시민 불쾌감·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곤충 역시 통합해충관리 체계(IPM·Integrated Pest Management)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선주 위원은 “익충·해충 구분은 발생 장소·개체 수, 영향 등 인간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는 유동적 개념”이라며 “최근 이상증식 현상의 빈도 증가하면서 시민의 (정신적) 건강이나 안전, 재산상 피해를 막는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랑벌레 살충을 멈추라”는 곤충학자···“벌레는 죽어야 마땅한 존재? 더불어 살아가야 할 생명체!”‘사랑벌레’(러브버그·우담털파리)가 수도권 서북부에 떼 지어 자리를 잡았다. 방충망, 방 안 천장, 베란다 바닥 곳곳에 엉덩이를 마주 댄 채 붙어있는 사랑벌레는 사람들에게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7061724001

광범위한 살충제 살포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전제로 곤충의 생애주기, 환경과 상호작용을 고려한 관리 방식이다. 작물·잔디·실내 공간 등을 우선 점검해 해충의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다.

방제가 필요한 개체 수, 환경 조건, 경제 위협 수준을 방제 기준을 정하는 과정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합리적으로 설정한 기준이 있어야 해충을 모니터하고 정확하게 식별해 방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살충제 사용의 오남용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페로몬 등으로 곤충들의 교미를 막거나 덫 설치, 잡초 제거 등 효과성과 위험성을 평가해 방제 방법을 선택한다.

김 위원은 “유럽연합 등에서도 생물학·물리·비화학적 방제법이 화학적 방법 보다 우선시한다”며 “곤충 발생지와 인간의 거주지가 가까워진 것도 원인이어서 도시확장으로 경계가 허물어질 때 해충이 확산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306 [단독]대기업엔 빨리 돈 준 위메프…'익익월 정산' 중소만 울었다 랭크뉴스 2024.08.02
33305 국회 과방위, 6일 방통위 현장검증‥9일 방송장악 청문회 랭크뉴스 2024.08.02
33304 사라진 1조원…누가 죄인인가[티메프 사태, 이커머스 포비아②] 랭크뉴스 2024.08.02
33303 김종인 “윤, 착각하고 있다…제2부속실로 김건희 잡히겠나?” 랭크뉴스 2024.08.02
33302 예산경찰서 20대 경찰관 사망 사건…경찰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8.02
33301 일은 국회서, 월급은 검찰서…현직 검사의 ‘이중생활’ 랭크뉴스 2024.08.02
33300 강릉 3일 연속 밤에도 30도 이상 초열대야... 왜 유독 무더울까 랭크뉴스 2024.08.02
33299 [르포] 전기차 화재 아파트 정전·단수…무더위에 '일상 마비' 랭크뉴스 2024.08.02
33298 경기 중 ‘구토 투혼’···배드민턴 한국 선후배 명승부에 관중 기립박수[파리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2
33297 지하보도서 흉기로 여성 환경미화원 살해…70대 남성 긴급체포 랭크뉴스 2024.08.02
33296 [속보] 대통령실 "부동산 상승 가팔라…15일 전 종합 대책 발표" 랭크뉴스 2024.08.02
33295 치매 위험 낮추려면 고지혈증·시력손상부터 치료해라 랭크뉴스 2024.08.02
33294 소비자원, ‘티메프 사태’ 악용한 사칭 스미싱 문자 주의…“즉시 환불이 지급됩니다” 랭크뉴스 2024.08.02
33293 ‘살 빼주는 미국약’ 드디어 한국 시장에…국내판매 허가 받아 랭크뉴스 2024.08.02
33292 “애처럼 우냐?” 선수 비판·조롱… 日 ‘법적조치’ 예고 랭크뉴스 2024.08.02
33291 AMD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갑질" 제보에 美 법무부 조사 나서나 랭크뉴스 2024.08.02
33290 새벽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480가구 전기 끊기고 차량 140대 피해 랭크뉴스 2024.08.02
33289 한동훈,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논란에 "당내 갈등 없어" 랭크뉴스 2024.08.02
33288 "상테크 불안했다" 티몬·위메프의 수상했던 6개월[티메프 사태, 이커머스 포비아①] 랭크뉴스 2024.08.02
33287 윤 대통령, 권기섭 경사노위원장 내정... 산자부 1차관엔 박성택 랭크뉴스 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