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춘천지법, ‘얼차려 중대장’ 구속영장 발부
“재판부 내부 동선으로 출석 요구”
母 “힘 없는 부모라 너를 죽인다” 눈물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중대장(대위)이 2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병에게 가혹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12사단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법원 정문이 아닌 ‘판사 전용 출입구’로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훈련병 어머니는 “아빠 엄마가 응급헬기를 띄울 힘 있는 부모가 아니어서 너를 죽인다”며 눈물을 삼켰다.

구속된 중대장… 사과 없이 법원으로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의 신동일 영장전담 판사는 전날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피의자가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피의자들은 전날 오전 11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두 장교는 사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채 경찰과 동행하며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대장은 “혐의를 인정하는가” “숨진 훈련병에게 할 말이 없는가” 등 취재진 질문을 받고 아무런 대답 없이 법원으로 들어섰다. 반면 부중대장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 내부 동선으로 출석’ 요구
경찰은 피의자들이 법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언론 등에 과도하게 노출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YTN에 따르면 경찰은 재판부가 오가는 내부 동선으로 피의자를 출석시키자는 요청을 법원 측에 전달했지만 거부당했다.

구속된 중대장은 얼차려 과정에서 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완전군장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은 완전군장이 아닌 ‘가군장’ 상태로 얼차려를 지시했으며, 훈련병이 쓰러진 이후에야 완전군장 상태로 얼차려가 이뤄졌다는 점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는 병원 이송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피해 훈련병이 쓰러진 뒤 바로 속초의료원으로 향했지만, 현장에서 진단받은 ‘횡문근 융해증의증’을 치료할 신장투석기가 없어 강릉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이 상태가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는 주장이다.

중대장은 지난 13일 이 사건 관련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만이다.

“힘 있는 부모가 아니라 너를 죽인다”
한편 숨진 훈련병의 부모는 이날 군인권센터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를 전후해 중대장이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훈련병이 쓰러진 뒤 어머니와 전화할 때도 죄송하다는 말 한 번 한 적 없고 빈소에도 찾아오지 않은 중대장은 구속영장 신청을 앞둔 17일과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19일에 갑자기 어머니에게 ‘사죄를 드리기 위해 찾아뵙고 싶다’며 계속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사죄 연락 한번 없던 중대장이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제서야 사죄 운운하며 만나자고 요구하는 것은 ‘부모님에게 사죄했다’고 주장하며 구속 위기를 피하려는 속셈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훈련병의 어머니는 지난 19일 군인권센터를 통해 공개된 편지에서 “오늘 12사단 신병대대 수료생 251명 가운데 우리 아들만 없다. 아들아, 아빠 엄마가 응급헬기를 띄울 힘 있는 부모가 아니어서 너를 죽인다”며 눈물을 삼켰다.

중대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유족에게 왜 연락을 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578 ‘특수통’과 갈등 겪은 윤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 선택은? 랭크뉴스 2024.08.08
31577 화장장 시신 4000여구 훔쳐 '이것' 만들었다…中업체 경악 행태 랭크뉴스 2024.08.08
31576 코로나19 급증세에 치료제 부족…“정부 예측 잘못” 랭크뉴스 2024.08.08
31575 권익위 고위 공무원 사망에 야당 “진상규명 앞장서겠다” 랭크뉴스 2024.08.08
31574 日 ‘난카이 대지진 주의’ 발표… “대규모 지진 가능성 평소보다 커” 랭크뉴스 2024.08.08
31573 금리 1%p 내리면 20% 상승…‘이것’ 사둘 타이밍 왔다 랭크뉴스 2024.08.08
31572 [단독] 김경수 8·15 특사 포함…민주당에 미묘한 균열 랭크뉴스 2024.08.08
31571 [영상] 탁구 여자 단체 준결승…신유빈 전지희 3세트 ‘승리’ 랭크뉴스 2024.08.08
31570 '골프 여제' 박인비, IOC 선수위원 낙선…16년 韓 명맥 끊겼다 랭크뉴스 2024.08.08
31569 서울 일부 그린벨트 해제 주택 공급…재개발 촉진법도 추진 랭크뉴스 2024.08.08
31568 옥천에 ‘김우진로’ 생기나…올림픽 3관왕 기념 도로명 검토 랭크뉴스 2024.08.08
31567 "제 발언이 해일처럼 모든 걸 덮어‥선수들에 죄송" 랭크뉴스 2024.08.08
31566 김경수, '광복절 특사' 복권 대상 포함…형 확정 3년만(종합) 랭크뉴스 2024.08.08
31565 ‘채 상병 특검법’ 하겠다더니…한동훈, 당대표 된 후 함흥차사 랭크뉴스 2024.08.08
31564 김경수 광복절 복권 대상 포함…이재명 경쟁자 되나, 미묘한 野 랭크뉴스 2024.08.08
31563 ‘둘이서 100살’ 중년 스케이트보더들…꼴찌면 어때, 아름답잖아 랭크뉴스 2024.08.08
31562 김유진, 세계 랭킹 4위도 꺾고 준결승행…금메달 청신호 켰다 랭크뉴스 2024.08.08
31561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대상에 김경수·조윤선 포함 랭크뉴스 2024.08.08
31560 박인비, IOC 선수위원 낙선...왜 선택 받지 못했나 랭크뉴스 2024.08.08
31559 [올림픽] 태권도 김유진, 한국계 캐나다 선수 꺾고 57㎏급 준결승 진출 랭크뉴스 202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