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폭행범 제압한 한 안(59) 관장과 그의 가족들. 에드 곤잘레즈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한인 가족이 힘을 합쳐 성폭행 당할 뻔한 10대 소녀를 구한 사실이 알려져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휴스턴 외곽에서 ‘용인 태권도’를 운영하는 한 안(59) 관장과 그의 가족이 18일 오후 4시께 도장 옆 휴대전화 가게에서 들려온 여성의 비명 소리에 곧장 달려가 이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알렉스 로빈슨(19)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휴스턴 일대 치안을 책임지는 해리스 카운티의 보안관 에드 곤살레즈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착한 사마리안 가족이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달려 들었다”고 해당 소식을 전했다. 곤살레즈는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용인 태권도 도장의 사범들이 한 남성을 바닥에 눕힌 채 제압하고 있었다”며 “조사 결과 이들이 피해 여성을 가해자로부터 떼어내자 가해자가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사범들은 평소 훈련한 기술을 활용해 가해자를 제압하고 붙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에 나선 용인 태권도장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곤살레즈의 글에는 “브라보!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우리도 똑같이 옳은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대단한 영웅들이다”, “정말 멋지게 해냈다. 태권도 최고다” 등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곤살레즈의 설명을 종합하면, 안 관장 가족은 비명 소리가 들리자마자 도장 옆 휴대전화 가게로 뛰어갔다. 이들은 그곳에서 한 젊은 남성이 17살 여성 점원 위에 올라타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범행을 시도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안 관장은 남성을 제압하려 남성의 셔츠를 붙잡았지만 남성은 가까스로 셔츠를 벗어던지며 벗어났다. 이에 안 관장은 남성의 바지를 한 팔로 붙잡고 다른 팔로는 남성의 공격을 막으며 남성을 꼼짝 못 하게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안 관장의 팔과 목을 물었다. 이때 안 관장의 첫째 아들 사이먼 안(20)이 아버지를 도우려 남성의 턱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둘째 아들 크리스티안 안(18)은 가게 출입문을 잠그고 가구로 막아 남성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안 관장의 아내 홍 안(55)과 딸 한나 안(22)은 겁에 질린 피해자를 가게에서 데리고 나와 태권도장으로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성폭행범 제압한 한 안(59) 관장과 그의 가족들. 용인 태권도 누리집 갈무리

한국에서 용인대학교를 졸업한 안 관장은 휴스턴 외곽에서 17년째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용인 태권도 누리집을 보면, 태권도 8단·합기도 6단인 안 관장은 킥복싱, 해동검도 등 다양한 무술을 연마했다. 두 아들과 아내, 딸 역시 태권도 4단이다.

사이먼 안은 “비록 나는 태권도 기술로 공격을 막았지만, 일반인들도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를 돕기 위해 개입할 수 있음을 알길 바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당장 도와달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안씨 가족은 용인 태권도 공식 에스엔에스에도 글을 올려 “우리는 영웅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든지 달려가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씨 가족에게 제압당해 경찰에 인계된 알렉스 로빈슨은 피해 여성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와 사범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60 ‘K직장인’의 마음으로 버텼다···한국 여자 복싱 새 역사 쓴 임애지[파리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2
33259 與 정책위의장에 김상훈·지명 최고위원에 김종혁…‘한동훈 체제’ 출범 랭크뉴스 2024.08.02
33258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 480가구 단전…주민 불편 겪어 랭크뉴스 2024.08.02
33257 영국 법원, 정부 삼성물산 합병 관련 ‘엘리엇 배상’ 취소소송 각하 랭크뉴스 2024.08.02
33256 숭례문 지하보도서 60대 여성 피살…70대 남성 긴급체포(종합) 랭크뉴스 2024.08.02
33255 尹, 경사노위 위원장에 권기섭·산업1차관에 박성택 지명 랭크뉴스 2024.08.02
33254 ‘유흥업소 성폭행 혐의’ 성동구 의원, 구속 심사 출석 랭크뉴스 2024.08.02
33253 ‘올드보이’부터 ‘마스크걸’까지… 분장감독 송종희 “내 분장의 끝은 입” [베테랑의 한끗] 랭크뉴스 2024.08.02
33252 ‘김문수 후임’ 경사노위 위원장에 권기섭 전 노동부 차관 내정 랭크뉴스 2024.08.02
33251 '5분 환복'에 중계진도 당혹‥'日 꼼수' 뚫어낸 신유빈 랭크뉴스 2024.08.02
33250 7월 소비자물가 2.6%↑…유류세 인하 축소에 석유류 8.4%↑ 랭크뉴스 2024.08.02
33249 “이게 직업이니까”…한국 여자 복싱 ‘최초’ 메달리스트 임애지는 버티고 버텼다[파리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2
33248 이진숙 탄핵안·25만 원 지원법 오늘 표결 랭크뉴스 2024.08.02
33247 'XY염색체' 복싱 선수, 여자부 출전 논란에… IOC "여권 기준으로 성별 결정" 랭크뉴스 2024.08.02
33246 이진숙 탄핵안 표결 두고 이상휘 "도대체 무슨 문제 있냐" 랭크뉴스 2024.08.02
33245 ‘이진숙 과방위 불출석’에… 민주 “계속 부를 것” 랭크뉴스 2024.08.02
33244 북, 수해 물자지원 제안에 ‘무응답’…“조속한 호응 기대” 랭크뉴스 2024.08.02
33243 태풍 ‘개미’ 몰아친 중국 후난성, 사망·실종 65명…홍수 26년 만에 최다 랭크뉴스 2024.08.02
33242 티메프 미정산 7월말 기준 2745억…정부 “3배 이상 커질 듯” 랭크뉴스 2024.08.02
33241 새벽 서울 도심 60대 여성 미화원 흉기 살인···용의자 검거 랭크뉴스 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