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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유품정리사 ‘범죄가 남긴 참혹한 잔상’ 대체로 우리 삶의 모든 터는 숱한 죽음 위에 세워졌습니다. 논어는 ‘未知生(미지생) 焉知死(언지사)’, 즉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고 현실주의를 강조했지만, 사실 우리는 잘 모르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더 잘 깨닫기도 합니다.

중앙일보 유료 구독 서비스 ‘The JoongAng Plus(더중앙플러스)’가 오늘은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소개합니다. 주로 고독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연재 글에서 이번엔 ‘불의의 죽음’을 따로 모아봤습니다. 사건, 사고, ‘범죄’에 의한 죽음의 현장입니다.


# “반려견에 악령이 씌었다” 그 가족에 생긴 일
유품정리사 혹은 특수청소부 김새별 작가는 고독사의 유품정리뿐 아니라 범죄현장 청소지원도 나선다. “범죄피해 현장 청소 지원은 남겨진 피해자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기 위한 활동”이라고 한다. 비극을 되돌릴 순 없지만 어쨌든 살아가야할 이들을 위해 범죄 현장이라도 사고 이전으로 복구해 놓는 것이다.

당시 현장은 화장실이었다. 살인뿐 아니라 시신 훼손까지 이뤄졌다. 어지간히 단련된 김 작가에게도 견디기 힘든 공포였다고 한다. ‘희생자 가족을 위해서’라는 사명감으로 나서기에도 너무나 무기력한 현장이었다. 왜냐하면 희생자도 가해자도 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날 아침 개가 몹시 짖었다. 아내와 딸은 “개가 악령에 씌었다”고 했다. 뭔가 상식에 맞지 않는 말을 해대는 아내. 그리고 엄마에게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한 듯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자녀들. 화를 내는 아빠에게 딸이 무서운 눈빛으로 대들었다. 아버지는 ‘또 도졌다’고 체념한 것 같다. 출근길을 서두느라 그냥 무시하고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종일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16년에 벌어진 실제 사건이다. 김 작가가 당시 사건 현장의 화장실을 청소했다. 지난해 봄 많은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보며 작가는 그 악몽 같던 현장을 다시 떠올렸다.
그 가족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더 알아보기]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나는 신이다’ 보며 떠올랐다, 스스로 악마가 된 그 엄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48420

# 그 초등생을 괴롭힌 그 ‘친구들’, 20년 뒤 지금은?
거의 20년 전 일이다. 김새별 작가는 당시 장례지도사로 일을 했다. 그때는 사인이 명백한 사망사고가 벌어지면 경찰이 가까운 장례식장으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 시신 수습을 위해서다.

7층 상가 건물에서 사람이 떨어졌다. 하체가 기괴하게 뒤틀린 시신이었다. 살은 온통 터져 있었다. 다리부터 떨어진 것이다. 상대적으로 상체와 얼굴 쪽은 훼손이 크지 않았다.

앳된 얼굴. 체격을 봐선 중학생 정도로 짐작됐다. 시신 수습 작업도 응급실처럼 급하다. 신원확인이 되면 유가족이 올 것이다. 더구나 아이다. 부모가 올 터이다. 충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최대한 빨리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해야 한다. 터진 살을 꿰매고 덕지덕지 묻은 피딱지를 닦아내고.

겨우겨우 시신을 매만진 끝에 복도 끝에서 찢어지는 절규가 울려왔다. 부모가 도착한 것이다. 알고 보니 시신은 겨우 12살의 아이, 초등학생이었다. 이런 일로 안면이 있던 경찰관이 사연을 전해줬다. 학폭이었다. 그 이유가 납득이 안 됐다.
“설마, 초등학생들이?”
20년 전 당시엔 그랬다. 학교가, 초등학생들까지 이렇게 살벌해질지는 몰랐다.

지금은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됐을 그 초등생은 20년 전 동네 상가 건물 바닥에 온몸을 깨뜨려 죽었다.
그 아이를 지옥으로 몬 그 ‘친구들’도 지금은 30대가 됐다.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더 알아보기]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기괴하게 뒤틀린 초6 시신…그건 학폭이 만든 지옥이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5055
# “너는 너무 행복해 보였어”
남편은 아내 얼굴에서 피어나는 웃음꽃을 참을 수 없었다. 결혼 생활 중 자신에겐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밝은 얼굴. 남편의 집요한 스토킹이 시작됐다. 전화로 욕설을 퍼붓고, 저주의 문자를 쏟아냈다.

10년 전의 사건이다.
지방의 한 아파트에서 3명의 남녀가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벽 곳곳에 피가 튄 끔찍한 현장이었다. 사망한 남녀는 부부 사이였고, 중상을 입은 다른 남성은 부인의 남자친구였다.

오랜 다툼 끝에 갈라서기로 한 부부는 별거 중이었다.
부인은 별거를 이혼으로 생각하고 남자를 만난 모양이었다. 여자는 아직 40대 초반. 매일같이 싸움만 하던 결혼 생활을 접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너는 너무 행복해 보였어.”
그게 살인의 이유였다.
[더 알아보기]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별거 아내는 행복해 보였다…장롱 위 숨겨둔 ‘증오 흔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2539


# “차라리 키우지 마세요” 고양이 대학살
특수청소 의뢰는 문자로만 오갔다. 사정이 생겨 집을 오래 비우다 보니까 키우던 고양이가 죽었다는 것이다.
특수청소부에게 동물의 배설물 처리와 사체 수습 의뢰는 가끔씩 들어온다. 다들 핑계는 있다. 여행을 갔다거나 입원을 했다거나. 자신만을 바라보는 생명을 죽여 놓고선 안이한 ‘핑계’를 댄다.

그날 현장은 빌라 2층 원룸. 바람 한 점 안 들어오게 창문이 밀폐된 공간이었다. 방치된 기간이 무려 1년. 사체 수습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이미 살은 다 썩어버린 고양이 ‘껍데기’가 털뭉치를 쓰고 여기저기 눌러 붙어있는 상황이었다. 6~7마리는 돼보였다.

창문을 꼭꼭 막아놓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문자로만 연락해온 의뢰인은 누군지 연령대나 성별조차 알 수 없었다. 그가 댄 ‘핑계’는 그야말로 둘러댄 이야기다. 다른 목적으로 동물을 키우다가 목적에 맞지 않으니 버린 것이다.

“살아 있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차라리 키우지 마세요.”
[더 알아보기]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죽은 게 아닌 몰살당한거다, 어느 원룸 ‘고양이 잔혹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441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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