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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경쟁에 불붙인 원희룡
당황한 나경원, 덫에 걸린 한동훈
유승민 김재섭 등은 당권 경쟁 포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왼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기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또다시 윤심(尹心)에 수렴되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불과 70여 일 전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에 기대한 뼈를 깎는 쇄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총선 전과 윤심의 결이 다소 다른 측면도 있지만, 이런 흐름에서 뽑힐 여당의 차기 당대표에게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너도나도 윤 대통령에게 도장 찍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윤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출마 의사를 밝히기 직전인 1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전대 출마를 보고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
(당정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데, 자칫 싸우다 망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소원하지만 내일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권에 가장 근접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견제를 위해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적된 '당정 일체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원 전 장관은 경쟁 주자인 나경원 윤상현 의원도 최근 전대 출마 결심을 위해 윤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해 있다. 뉴스1


나경원 "제2의 연판장이라는 생각 들어"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윤심의 쓴맛을 봤던 나 의원은 윤심을 앞세운 원 전 장관의 출마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23일 당권 도전 기자회견을 예고한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대를 앞두고 줄 세우고, 줄 서는 이런 정치를 정말 타파하고 싶다"
면서 "제2의 연판장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3월 전대에서 나 의원은 친윤석열(친윤)계 지원을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려 자신을 주저앉힌 사실을 거론하며 윤심 논란을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한 전 위원장도 윤심 경쟁의 덫에 걸렸다. 한 전 장관 측은 지난 19일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전대 출마를 알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께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건강상 이유로 사양했던 이전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향후 본격화할 당권 레이스에서
윤심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 내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23일 출마선언 때부터 "
김건희 여사와 채 상병 특별검사법 처리 방향과 같이 민심과 윤심이 엇갈리는 현안에 어떤 답안지를 내놓을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지난 4월 4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당 주류 "당정관계 흔들리면 안돼" 의식



혁신에 방점을 찍으며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윤상현 의원도 한 전 위원장 견제를 위해 윤심 경쟁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을 사석에서 '그 사람, 그 사람' 하는데 어떻게 신뢰 관계가 형성되겠느냐"며 "신뢰 관계가 거의 바닥에 갔다"
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그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걸 실제로 들었느냐'는 질문에 윤 의원은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윤심 경쟁은 현재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당 주류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데다 야권이 탄핵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당정 관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퍼져 있다. 특히 이번 전대는 당심 대 민심 반영 비율이 80%대 20%로 당심이 압도적이어서 주자들도 이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윤상현 의원이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심 경쟁 두고 "퇴행" 지적 분출



그럼에도 이런 당권 경쟁 구도가 결국 국민의힘의 퇴행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윤석열 정부 비판의 선봉에 섰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전대 불출마를 알리며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시작될 때 저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이전과 변함없는 당의 모습을 비판한 것이다. 수도권 30대인 김재섭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너는 친윤이냐, 비윤이냐'를 가지고 십자가 밟기를 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 시대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밤 같은 느낌이 든다"
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대표 경선이 계파 구도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전 경쟁을 촉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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