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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관련 규정 개정으로 집 안에 설치
“여름철 실외기 과열되면 화재 위험 커져”

지난 20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발생한 화재 모습. /독자 제공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화재는 에어컨 수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컨 수리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실내에 있는) 실외기 동관 용접 중 주변에 있던 비닐봉투에 불꽃이 튀며 화재가 시작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불이 난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는 2006년 완공됐다. 대부분의 동이 에어컨 실외기실을 실내에 갖추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205동도 마찬가지다.

과거 베란다 밖에 설치됐던 실외기는 지난 2006년 관련 규정 개정으로 베란다 안에 들어오게 됐다. 추락 위험을 줄이고 아파트 미관을 개선한다는 취지였다. 이후 실외기 등 배기장치 설치 공간을 따로 두도록 하는 규정이 2020년에 추가됐다.

이렇게 실내로 들어온 에어컨 실외기가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 30층에서 발생한 화재도 집안 베란다에 있던 실외기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당시 화재가 실외기실 내부에서 미상의 발화 열원에 의해 착화됐다고 밝혔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9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서울 시내 한 건물 외벽에 가득 매달린 에어컨 실외기 앞으로 양산을 쓴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에어컨 관련 화재 발생 건수는 지난 5년(2019~2023년)간 총 1265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223건, 2020년 221건, 2021년 255건,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화재 대부분은 6~8월 여름철에 발생됐다.

화재 원인은 전선 접촉 불량, 손상, 훼손, 누전 등에 따른 전기적 요인이 986건(78%), 과열 등으로 인한 기계적 요인이 102건(8%), 부주의가 86건(2%) 순으로 많았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동주택 실내(발코니)에 구축된 실외기가 여름철 과열되면서 화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실외기 과열 방지를 위한 대책이 미흡해 관련 규정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올여름 기후 변화로 폭염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었음에도, 실외기 과열에 따른 화재를 막을 대책은 나온 게 없다는 지적이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냉방기를 켜두면 실외기가 계속 뜨거운 바람을 내뿜는데, 주변 공간이 막혀있으면 열이 계속 차올라 실외기가 과열돼 화재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실외기를 두는 공간을 창고처럼 쓰면 실외기에 작은 불만 붙어도 주변 물건으로 번져 순식간에 화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정비 경력자들은 실외기 관리만큼 실외기 주변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울 동작구에서 약 20년간 에어컨 설치·수리 일을 해온 이모(49)씨는 전날 조선비즈와 통화해서 “실외기 동관 용접 때 불꽃이 절대 튀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집안에서 용접을 할 경우 주변 물건들을 싹 다 치운 뒤 젖은 수건을 옆에 두고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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