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소속 의대 교수들이 지난 17일부터 이어온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1일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20~21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948명 가운데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휴진을 지속하자는 답변은 20.3%(192명)에 그쳤다. 이런 투표 결과에 따라 비대위는 “전면 휴진을 중단한다”고 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불통이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며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는 휴진을 멈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본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에서 17일부터 이어진 외래·수술 등의 연기·중단은 다음주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투표에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 방식(중복 응답)도 물었다. 그 결과를 보면, 응답자 75.4%가 ‘정책 수립 과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55.4%는 ‘범의료계와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다수가 무기한 휴진 중단에 뜻을 모은 것은 내외부의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투표 실시 전에도 환자 불편과 병원 내 사정 등을 고려하면 휴진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서는 환자단체 등이 서울대병원의 전면 휴진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며,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전면 휴진은 중단하지만, 정부에 대한 비판과 반발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이정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