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태원 이혼소송 '보복 차원' 주장 물리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미술관 퇴거 여부를 두고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을 벌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이 사건이 이혼 소송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아트센터 측 주장을 물리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등 청구소송에서 21일 "나비는 미술관을 인도하고, 계약이 해지된 2019년 10월 이후 발생한 관리비 및 전차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10억4,56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 측은 피고와 체결한 전대차계약에 따라 2019년 3월 서면으로 같은 9월을 해지일로 하는 적법한 계약 해지 통보를 했으므로 피고는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측이 미납된 관리유지비와 전차료 등을 이유로 청구한 금액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모친이 1997년 6월 사망한 후 그가 운영하던 SK그룹 산하 워커힐 미술관 관장을 맡은 후 2000년 12월부터 명칭을 아트센터 나비로 바꿔 운영해왔다. 그러다 건물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과 이혼소송 항소심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인도소송을 제기한 점을 들어 "계약 취지에 맞지 않는 원고의 배임행위"라고 반발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이 발단이 된 분쟁이라 이번 소송과 이혼 소송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특수성이 있어 이혼소송 결과가 확정된 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노 관장 측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전대차계약에 따른 해지 통보와 부동산 인도 청구이므로, 이것이 계약위반이라거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고 다른 소송(이혼 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야 할 특수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서린빌딩 전대차계약은 SK그룹의 문화경영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목적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해지될 수는 없는 것'이라는 항변에 대해선 "그러한 내용이 이번 전대차계약의 당연한 전제가 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 관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노 관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선고 직후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이고,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아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판결은 아트센터 나비가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가지고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선고한 재판부는 '위자료 20억 원' 선고의 이유로 '최 회장이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는 재단 설립을 지원해줬지만, 노 관장은 퇴거 소송 중이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6074 법무부, '티몬·위메프 사태' 구영대 큐텐 대표 출국금지 랭크뉴스 2024.07.29
36073 "남친과 선수촌 이탈 후 파리 관광"…브라질 수영선수 퇴출됐다 랭크뉴스 2024.07.29
36072 점점 멀어지는 피해자 구제…"처음부터 돈 줄 생각 없었다" 분통 랭크뉴스 2024.07.29
36071 구영배 사재 출연 약속은 거짓이었나… 티메프, 결국 법원에 회생 신청 랭크뉴스 2024.07.29
36070 한국인 사라지는 한국, 그 자리 외국인이 채우고 남았다 랭크뉴스 2024.07.29
36069 국정원장 "간첩죄 적용대상 확대…한국형 FARA 제정 추진" 랭크뉴스 2024.07.29
36068 최연소 금메달 반효진 "오늘 운세에 '모두가 나를 인정하게 될 날'이라고 나와"... 한국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장식 랭크뉴스 2024.07.29
36067 "국회의원 시간 많나" 올림픽 해설 비판에…진종오 "무보수" 반박 랭크뉴스 2024.07.29
36066 장기 불황에 쓰러지는 기업들…기업 회생·파산 신청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7.29
36065 최민희, 탈북 의원에 "전체주의 국가 생활해서…" 막말 파문 랭크뉴스 2024.07.29
36064 [올림픽] 16세 반효진, 공기소총 10m 금메달…한국 하계올림픽 100호(종합3보) 랭크뉴스 2024.07.29
36063 전근 오자마자 사건 53개... 승진날도 "불행하다"던 젊은 경위의 죽음 랭크뉴스 2024.07.29
36062 “北, 김주애 후계자 수업 진행중…김정은 140㎏ 초고도비만” 랭크뉴스 2024.07.29
36061 '천장' 뚫린 서울 집값…강남 이어 강동·성동·종로 신고가 행진 랭크뉴스 2024.07.29
36060 국정원 "김정은 몸무게 140kg‥해외에 새로운 약 찾는 정황" 랭크뉴스 2024.07.29
36059 법무부, '티메프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출국금지 랭크뉴스 2024.07.29
36058 [영상] 반효진 사격 여자 금메달…‘16살 천재 사수의 탄생’ 랭크뉴스 2024.07.29
36057 '정산 지연' 티몬·위메프, 법원에 회생신청 "자체회복 불가" 랭크뉴스 2024.07.29
36056 최민희, 북 이탈주민 출신 의원에 “전체주의 살아서”…공식 사과 랭크뉴스 2024.07.29
36055 韓감독 황당 경질하더니…인도 女양궁, 4점 쏘고 '충격 광탈' 랭크뉴스 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