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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연대, 지분 확보해 경영 참여할 계획
거래 재개 위해 횡령·배임 관련 임원진 사퇴 요구
거래 정지된 관계사 BF랩스 주주도 참여… “함께 경영 정상화”

“대산F&B는 미스터피자를 필두로 제2의 맥도날드처럼 대형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3억500만원을 넣었는데 현재 평가금액이 4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그 돈도 묶여버렸고요. 회사가 내부 임원진의 배임·횡령을 방치했는데, 피해는 왜 저 같은 소액주주들이 봐야 하나요?”

미스터피자 운영사였던 코스닥 상장사 대산F&B 투자자 김모(44)씨는 이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김씨는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이날 오후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대산F&B 본사로 달려왔다. 거래가 정지된 대산F&B의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2시쯤 본사에는 김씨 외에도 대산F&B와 BF랩스 투자자 20여명이 모였다. BF랩스 또한 관계사인 대산F&B의 상폐 위기를 이유로 지난 4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BF랩스는 대산F&B의 최대주주인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의 지분을 21.89% 갖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대산F&B는 BF랩스의 본사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20일 대산F&B와 BF랩스 소액주주연대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경영 정상화 촉구를 위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아 기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형일 대산F&B 대표이사는 김상욱 전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배임 금액은 약 4300만원이었지만, 현재 소액주주 연대는 그 이상의 횡령 및 배임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감사인인 이촌회계법인은 대산F&B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결정하면서 내부 자금 거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산F&B가 전 대표이사와 우호적 관계에 있는 기업과 관계자에게 35억원을 사업과 관련 없이 대여해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직원들이 쓴 약 7억원의 법인카드 사용액과 전 대표이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들에 지급한 용역수수료도 문제가 됐다.

대산F&B의 직전 대표이사는 임모씨와 김모씨로, 각각 대산F&B 최대주주(지분율 31.93%)인 ‘얼머스-TRI’의 현 최대출자자(27.86%)인 옵트론텍의 전 대표, 2021년 대산F&B와 흡수합병한 대산포크의 전 대표이다. 현재 대산포크의 포크 지육사업은 대산F&B 연간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대산F&B는 MP그룹이란 사명을 쓰고 있었고 승승장구했다. 미스터피자의 국내 영업점이 400곳이 넘었지만, 2017년 경영진 이슈로 거래가 정지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2020년 12월 페리카나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얼머스-TRI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거래가 재개됐지만, 페리카나는 금방 이탈했고 2021년 최대 출자자가 코스닥 상장사 옵트론텍으로 바뀌었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대산F&B와 BF랩스 본사 모습. /강정아 기자

이후 대산F&B는 지난해 미스터피자 사업을 13.9%만 남긴 뒤 매각하고, 같은 해 10월 수제머핀 및 커피 프랜차이즈 마노핀, 다이닝레스토랑 ‘식탁(SICTAC)’ 이대 하늬솔점을 팔았다. 실적은 2015년부터 매년 영업적자 행진이다.

신윤호 대산F&B 소액주주대표는 “실질적 최대주주인 임 전 대표는 김 전 대표의 대산포크를 2021년 230억원에 사들인 후 미스터피자를 포함해 대산F&B의 알짜 사업들을 모두 매각했다”며 “올해 초엔 포크 지육 사업마저 물적 분할을 추진하는 등 고의 상폐 의도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말했다. 포크 지육 사업 물적 분할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4월 23일 철회됐다.

주주연대 측은 김 전 대표가 대산포크를 판 뒤 밀포터라는 회사를 세워 동시에 운영하면서 내부 직원을 공유하고, 일종의 통행세인 수수료를 대산F&B로부터 수취하는 행위 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대산F&B 등기감사는 밀포터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 2700만원을 사업과 관련이 없는 비정상적 자금거래로 보고 전액 대여금으로 분류했다.

주주연대의 요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부 배임·횡령 관련 임원진들과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들이 회사의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이들은 임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인 한모씨,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안모씨 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주연대는 이사회 입성을 목표로 20일 기준 회사 지분 10.74%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모은 상태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확보하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이사 해임 청구,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산F&B 소액주주연대가 20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대산F&B 본사에 방문해 거래 재개를 위한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강정아 기자

신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를 내달 초까지 열어 주주대표 1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요구할 예정이고, 지분 공시 또한 한 달 내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 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회사의 내부 통제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 매출 1200억원을 내는 대산F&B가 경영 정상화를 통해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면 관계사인 BF랩스 또한 거래 재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등기 이사로 등록된 김 전 대표에 대한 해임을 추진하고, 내년 4월 10일까지 주어진 개선 기간 동안 재감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거래가 재개되도록 할 방침이다.

진형일 대산F&B 대표는 “김 전 대표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발을 진행했고 곧 대기발령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올해 10월까지 대산F&B가 다시 감사의견 ‘적정’을 받을 수 있도록 재감사에도 충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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