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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엘니뇨에 태양 활동 극대기까지 임박
한국 6월 폭염, 이동성고기압 의한 일시 현상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 미나에서 16일(현지시각) 성지순례를 하던 남성이 폭염에 지쳐 쓰러져 있다. 이날 메카 일대에서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성지 순례객 최소 3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나/AFP 연합뉴스

북반구를 덮친 이른 폭염으로 전세계가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권 온도가 오르며, 기류의 이동을 방해하는 ‘블로킹 현상’이 심화해 ‘열돔’에 갇힌 모양새가 된 탓이다. 특히 ‘엘니뇨’가 물러가고 ‘태양 활동 극대기’까지 임박하며 올여름 ‘폭염 삼재’를 불러오고 있다. 지난 10일 대구 등 영남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무더위가 찾아왔는데, ‘6월 폭염’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이미 두달 전부터 기온이 40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른 폭염의 습격에 베트남, 필리핀 등에선 휴교령이 내리는 등 재해에 준한 대처가 이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최근 기온이 51.8도까지 치솟으며 메카로 향하던 성지순례객 수백명이 온열 질환 등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미국에선 쨍한 무더위가 익숙한 남서부를 넘어, 더위에 익숙지 않은 북동부 지역까지 기온이 32도를 넘기며 당국이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게티이미지뱅크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각) 아시아 전역에서 지난 4월 시작된 폭염이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과학자들의 말을 전하며, “(이번 폭염이) 역사적 평균보다 이른 시기에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기상전문가들은 40~50도를 넘나드는 북반구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지붕 구실을 하면서 열기를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북반구의 경우,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잘 섞여야 하는데, 최근 북극권 온도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온도 차가 작아져 기류가 정체하는 현상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기압이 정체하며 대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 고기압’ 현상이 일어나 열돔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찾아온 엘니뇨가 쇠퇴하고, 태양 흑점 활동이 최대가 되는 극대기에 임박한 점도 올해 때 이른 폭염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백민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과)는 “엘니뇨 다음해에는 대체로 폭염이 찾아오고, (11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태양 흑점 극대기에는 햇볕이 강해져 지구 온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한마디로 ‘폭염 삼재’가 찾아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6월 폭염은 이동성고기압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다. 하지만 장마가 끝난 뒤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를 확장하며 북반구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열돔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기홍 경북대 교수(천문대기과학과)는 “지난 5월을 포함해 세계 평균기온이 12개월 연속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이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도 올해 폭염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6월 중순께까지 맑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으로 단순히 뜨겁기만 한 ‘건식 사우나’ 같은 더위가 지속됐다면, 장마전선과 함께 습하고 따뜻한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면서 뜨겁고 숨 막히는 ‘습식 사우나’ 같은 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여러 변수가 남아 단정하긴 어렵지만 일각에선 올 여름 더위가 역대 폭염일수(31일) 1위였던 2018년을 능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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