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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죄송하다 말 한 마디 없다가
영장 청구 앞두고 계속 메시지 보내
“사과했다며 구속 안 당하려는 속셈”
연합뉴스


육군 제12사단에서 규정에 어긋난 군기 훈련(얼차려)을 시키다 고(故) 박모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여성 중대장(대위)이 박 훈련병 부모에게 ‘만나 달라’고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군인권센터는 “가해 중대장이 고 박 훈련병 부모에게 계속 연락해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 박 훈련병이 쓰러진 뒤 어머니와 전화할 때도 ‘죄송하다’는 말 한 번 한 적 없고 빈소에도 찾아오지 않았으면서 구속 영장 청구를 앞둔 19일이 돼서야 갑자기 ‘사죄를 드리기 위해 찾아뵙고 싶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중대장의 이런 행동이 ‘부모님에게 사죄했다’고 주장하며 구속 위기를 피하려는 속셈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고 박 훈련병의 부모는 중대장이 진정성 없는 사과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데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사과 받기를 종용하는 2차 가해를 즉시 중단하라”고 짚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중대장뿐 아니라 일부 제12사단 관계자도 고 박 훈련병 부모에게 만나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 제12사단 관계자는 고 박 훈련병 부모에게 ‘추모비 건립을 위해 설명할 것이 있다’며 지난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진 분향소에 찾아가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관계자는 부모가 답하지 않자 고 박 훈련병 형에게까지 연락해 위치를 물었다는 전언이다.

군인권센터는 “고 박 훈련병 부모는 ‘추모비 건립은 나중 문제니 관련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해달라’는 뜻을 전해왔다. 제12사단이 이 문제로 더는 괴롭히지 말라고 한다”면서 “가해자도, 군도 매우 부적절한 방식으로 유가족의 고통을 키우며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춘천지법은 가해자들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춘천지법은 21일 오전 11시쯤 해당 중대장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범죄 혐의 소명과 함께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문 결과는 이날 오후쯤 나올 전망이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군기 훈련 중 실신한 고 박 훈련병을 제때 조치하지 않은 과실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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