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 신상공개를 한 유튜버에게 사과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밀양 가해자 박OO 최초 사과문'이란 제목으로 해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영상에 따르면 가해자 박 모 씨는 2장 분량의 자필 사과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박 씨는 "무슨 말을 해도 공분을 살 것 같아 두렵고 후회스럽다,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20년 전 그 당시 고등학생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피해자분께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죄를 지었다"며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오셨다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특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피해자와 합의가 돼 소년재판으로 넘어가면서 1호, 3호 처분을 받고 사회봉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그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차라리 그때 처벌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과했다면 피해자분과 국민들의 분노가 조금이나마 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건들로 혼자서 많이 좌절하고 허송세월 흥청망청 살다 보니 40이 다 돼가는 나이가 됐다"며 "유튜브에 제 사진이 공개되고 제 악행이 얘기될 때 놀라기도 했지만 제가 이런 놈이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해당 유튜버는 박 씨에 대해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또래끼리 골프모임도 하고 있다"며 근황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박 씨는 이어 "평생을 외식 한 번 안 해보고 농사만 지으시다 암 수술하신 부모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면서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또 사죄하며 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다른 메일도 해당 유튜버에게 보냈습니다.
박 씨는 "살아가면서 조금씩이나마 피해자분 몰래라도 합의금 명목 삼아 후원하겠다"며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정후원'으로 200만 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첨부했습니다.
사과 편지를 공개한 유튜버는 가해자의 메일을 받고 이런저런 고민이 들었다며 사적 제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그는 "20년 전 아이들이었던 가해자와 피해자·국민들이 지금 어른이 되어 뒤엉켜 싸우고 있는데, 당시 솜방망이 처벌을 주도한 경찰과 검찰, 재판부는 여전히 뒷짐 지고 싸움 구경 중"이라며 "당신들이 진정한 어른이라면 책임을 져달라, 소년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달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