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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2부, 초음파기기 사용 한의사 검찰 재상고 기각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나온지 8년 여만에 종결
의협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한의협 “건보 적용 촉구”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한의사가 진단 목적으로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는 행위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는 지난 18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에 대한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했다. 기각 결정의 이유로는 '상고 이유가 부적격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판결은 검찰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한 한의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하고 작년 10월 재상고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약 2년간 초음파를 이용해 총 68회에 걸쳐 환자 B씨의 신체 내부를 촬영했다. 자궁 내막 상태 확인 등의 진료를 하고 한약 처방도 했는데 암을 진단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후 B씨가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서 자궁내막암 2기 판정을 받으면서 문제가 커졌다.

검찰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인 초음파를 진단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1심과 2심은 2016년 박씨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벌금 80만 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2022년 12월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작년 9월 파기환송심도 대법원의 결정을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에 불복하고 다시 한번 대법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을 번복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로써 2016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나온 지 8년만에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둘러싼 소송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의 싸움은 지금부터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직역갈등은 의료계의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이 합법화될까 하는 우려가 크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또 하나의 중대한 잘못된 판단이 나왔다"며 "앞으로 면허 범위를 벗어난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범람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학 영역에서 초음파 기기 사용은 이론적, 실무적 교육을 이수한 의사들이 다루고 있으며,초음파 검사는 무해하다는 이유로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비의료인도 초음파 기기를 사용 가능하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의협 한특위는 "수십 회 초음파 검사를 하더라도 이를 발견하지 못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것이 자명하다"며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게 될텐데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는 단연코 대법원"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의사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판결이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향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한의사가 방사선을 이용한 엑스레이(X-ray)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진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한의사의 사용을 인정한 안압측정기, 청력검사기, 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등 5종의 의료기기와 혈액검사 등도 하루빨리 행위등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이후 뇌파계와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까지 한의사의 사용을 허용하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를 향해 "엑스레이 관련 법령도 신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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