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쿠팡 로켓배송 상표권·저작권 침해
‘쿠팡이 수입했어요’ 문구까지 베껴
쿠팡 “알리 해당 상품 판매 중단해야”
中 공급업체와 파트너십도 위태해져
쿠팡 로켓배송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넷몰 페이지. 쿠팡이 제작한 광고를 불법적으로 도용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경제]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이 중국에서 직매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 상품을 입점시켜 한국 시장에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쿠팡 광고 페이지를 도용하고 ‘쿠팡이 직접 수입했어요’라는 문구까지 베껴 타사 브랜드를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쿠팡은 알리의 ‘짝퉁 로켓배송’에 맞서는 한편 중국 공급업체와의 파트너십도 지켜야 하는 난관을 맞이하게 됐다.

2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자사 판매 홈페이지를 통해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상품들을 다수 판매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저렴한 중국산 공산품들을 현지 공급업체와 협업해 직매입으로 들여와 파는데, 알리 역시 같은 상품들을 취급하는 것이다. 알리의 경우 쿠팡처럼 직매입이 아니라 중국 셀러들을 입점시켜 판매한다. 알리 입장에서는 앞서 중국에서 같은 제품을 들여와 한국에서 판매 중인 쿠팡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어 판매 전략을 세우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쿠팡을 검색하면 다양한 로켓배송 제품들이 노출된다. 해당 제품들은 쿠팡의 상표권을 도용해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알리가 쿠팡 사례를 참고하는 것을 넘어 불법적으로 도용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 상품 페이지를 살펴보면 같은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 중인 쿠팡의 광고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쿠팡이 직접 수입했어요!’라는 문구까지 사용해 경쟁 업체인 쿠팡의 브랜드 파워를 자사 판매에 이용하고 있다. 단순히 상도덕을 어긴 수준이 아니라 쿠팡과 쿠팡의 핵심 브랜드인 로켓배송의 상표권과 저작권을 침해해 ‘짝퉁 로켓배송’을 만들어내는 불법적인 행태다.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로 알리익스프레스의 홍보 문구 도용을 확인한 쿠팡은 법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당사의 상표 및 당사에서 촬영 및 제작한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해 상표권 및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쿠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당 상품 및 유사 상품 판매 중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도용한 쿠팡의 로켓 배송 상품. 사진 제공=쿠팡


다만 쿠팡의 대응이 알리의 불법 도용을 완전히 막기는 힘들 전망이다. 오픈 마켓인 알리는 자사몰을 운영하면서 이와 같은 불법적인 이미지가 노출되면 즉각 걸러내야 한다. 알리는 지난해 말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 ‘프로젝트 클린’을 발표하는 등 짝퉁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쿠팡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여전히 자사 e커머스 페이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알리는 서울경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 마련을 위한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한편 쿠팡은 홍보 문구 도용 등과 관련해 알리에 법적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와 별개로 로켓배송을 위해 직매입 거래를 하는 중국 공급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은 알리가 들여오는 로켓배송 상품이 일부에 그치고 있지만 알리가 중국에서의 플랫폼 우위 역량을 이용해 중국 업체들에게 자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쿠팡은 중국 외에 다른 판매 채널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대량 매입으로 단가를 낮춰 합리적인 가격에 신속 배송해 판매하는 로켓 배송의 이점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969 父 “내가 횡령범” 박수홍 울린 그 법…71년 만에 사라진다 [민경진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4.07.07
34968 진격의 테슬라…서학개미 주식 보관액, 엔비디아 제쳤다 랭크뉴스 2024.07.07
34967 尹, 3년 연속 나토정상회의 참석…글로벌 연대로 안보 강화 랭크뉴스 2024.07.07
34966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통령실 "전당대회 일체 개입 안해" 랭크뉴스 2024.07.07
34965 박주민 “연금개혁 미루면 매일 1000억원씩 부담” [인터뷰] 랭크뉴스 2024.07.07
34964 진흙탕 치닫는 與 전당대회... 韓 "연판장 구태 극복할 것" 元 "문자 공개하든지 사과하라" 랭크뉴스 2024.07.07
34963 산림청, 충청·경북에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 상향 랭크뉴스 2024.07.07
34962 ‘김건희 문자 파동’에 대통령실 첫 입장…“선거 활용 말라” 랭크뉴스 2024.07.07
34961 ‘폭망’ 토론에도 정면돌파… 바이든 “주님이 그만두라면 사퇴” 랭크뉴스 2024.07.07
34960 37도 폭염 '찜통 車'에 갇힌 세 아이…엄마는 쇼핑 나갔다 랭크뉴스 2024.07.07
34959 "그림쟁이는 돈 못 번다?" 인기 오르자 억대 연봉 찍는 '웹툰작가' 랭크뉴스 2024.07.07
34958 제자 미술작품 바닥에 던지고 폭행도…초등교사 벌금형 랭크뉴스 2024.07.07
34957 서울대 제외 전국 의대서 추가 합격자 발생···상위권 의대 쏠림 현상 심화되나 랭크뉴스 2024.07.07
34956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정부 다음 주 ‘중대 결정’ 랭크뉴스 2024.07.07
34955 ‘베테랑의 역설’…초보보다 사고 더 많이 낸다 랭크뉴스 2024.07.07
34954 한동훈 "후보사퇴 연판장 돌리시라"…원희룡·나경원, 김여사 문자논란 맹공 랭크뉴스 2024.07.07
34953 한동훈 ‘김건희 문자 무시’ 논란에…대통령실 “전당대회에 끌어들이지 말아달라” 랭크뉴스 2024.07.07
34952 [단독] “‘한동훈 연판장’? 다 죽는 길”…與원외채팅방서 반발 폭주 랭크뉴스 2024.07.07
34951 일본 1만 엔권 새 얼굴은 기업인…'장롱 예금' 밖으로 나올까[글로벌 현장] 랭크뉴스 2024.07.07
34950 진흙탕 치닫는 與 전당대회... 韓 "연판장 구태 극복할 것" 元 "문자 공개 하든지 사과하라" 랭크뉴스 202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