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법원 ‘부당 전보’ 결정에도 감사실 인사 방치
언론노조·감사 “법원 판결 무시한 박민의 촌극”
한국방송 “가처분은 임시 결정일 뿐…문제 없어”
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박민 한국방송 사장이 감사와 충분한 협의없이 단행한 감사실 간부급 인사와 관련해 법원이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으나, 한국방송 감사실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인사를 통해 감사실에서 내보내졌던 감사실장 등 간부 3명은 법원 결정을 통해 원래 자리를 되찾았으나, 회사 쪽이 기존 간부를 그대로 남겨둔 탓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와 현 감사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정상적인 감사실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일주일 동안 법원 결정을 방치하던 사측이 (부당 전보됐던) 이들을 이제야 감사실로 복귀시켰다. 그런데 낙하산 박민 사장이 감사 의견을 묻지도 않고 꽂아넣은 실장과 부장을 그 자리에 두면서, 감사실장·방송감사부장·기술감사부장이 각각 2명씩 되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한국방송본부는 “이런 촌극은 명백한 사규 위반이자 감사의 독립성을 철저히 짓밟는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법은 고아무개씨 등 감사실 간부 3명이 한국방송을 상대로 부당한 전보 발령을 취소해달라면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박민 사장의 지난 2월 감사실 인사와 관련해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인사는)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에 따라 효력을 정지한다”라고 결정했다. “감사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감사 요청이 없는 한 감사실 소속 직원의 전보는 삼갈 필요가 있다”라고도 판시했다.

박민 사장은 당시 인사에서 기존 감사실장과 방송감사부장, 기술감사부장 등을 다른 부서로 보내고 새로운 이들을 앉혔다. 이 과정에서 ‘감사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를 내어 감사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사내에서 제기됐다. 한국방송 감사직무규정을 보면 “감사가 부적격하다고 본 자”(8조2항)는 감사실 직원으로 임용할 수 없고, 감사실 직원의 보직·전보는 감사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지도록(9조)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를 대부분 인정하여 감사실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박민 사장이 법원 결정 이후 가처분을 신청한 간부 3명의 복귀 결정에는 따랐지만, 지난 2월 자신이 낸 감사실 인사 역시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현 감사는 19일 사내 게시판에 공지를 올려 “기존 부서장과 다시 돌아온 부서장이 함께 소속되어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인사 발령을 통해 감사실 업무·지휘체계를 정상화해야 함에도 비정상적인 조치로 조직의 무질서를 자초했다”고 했다.

한국방송 사 쪽은 “불가피한 임시 조치일 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사 쪽은 “이번 가처분 결정은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전보 명령의 효력을 임시 정지한 것이지 인사 발령을 정지한 것이 아니다”라며 “복수의 직위자가 발생하게 됐지만, 이는 법원 결정에 따른 불가피한 임시조치이기 때문에 사규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실 인사의 정당성을 다시 강조하며 “본안 소송에서 최종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634 첫 흑인여성 대통령 나오나…해리스, 美민주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 랭크뉴스 2024.08.03
33633 “북중러 핵 도전, 10년 전 계획에 반영 못한 움직임” 미국 고위 관리의 고민 랭크뉴스 2024.08.03
33632 유도 최중량급 '새 역사'‥배드민턴도 은메달 랭크뉴스 2024.08.03
33631 [비즈톡톡] ‘반도체 거인’ 인텔 CEO의 이례적 자기비판… “AI 뒤처져, 56년 역사 최대 변화 필요” 랭크뉴스 2024.08.03
33630 "X신 같은게" "지가 뭔데" "이리 와바"…막말 시궁창 된 국회 랭크뉴스 2024.08.03
33629 해리스, 대선 후보 확정‥첫 흑인 여성 대통령 도전 랭크뉴스 2024.08.03
33628 中 금융권, 직원 ‘SNS 금지령’...연봉부터 업계 비리까지 낱낱이 정보 새 나가 랭크뉴스 2024.08.03
33627 조코비치, 생애 첫 올림픽 결승 진출.... 알카라스와 리턴매치 성사 랭크뉴스 2024.08.03
33626 김정은, 수해 이후 첫 대남 반응…“적들이 인명피해 날조” 랭크뉴스 2024.08.03
33625 주유소 휘발유 가격 6주만에 하락 전환…"당분간 내림세" 랭크뉴스 2024.08.03
33624 [실손 대백과] 여름철 수상레저 사고, 제대로 보상받는 방법은 랭크뉴스 2024.08.03
33623 "한국 양궁 왜 이렇게 강한가요?" 4년마다 놀라는 외국 기자들 랭크뉴스 2024.08.03
33622 영화 ‘파묘’ 흥행 이후 줄잇는 무속 소재 TV 프로들…‘무속 열풍’ 이유는?[이진송의 아니 근데] 랭크뉴스 2024.08.03
33621 [단독] 건물서 주운 이어폰을 당근에?… ‘절도죄’로 잡혀가요 랭크뉴스 2024.08.03
33620 시내버스가 돌연 9중 추돌, 인도 돌진…“급발진 주장” 랭크뉴스 2024.08.03
33619 “마피 붙어도 안 팔려요”… 서울 오피스텔 시장, 찬바람 여전 랭크뉴스 2024.08.03
33618 [속보] 北 김정은 “南언론, 우리 수해 인명피해 날조” 랭크뉴스 2024.08.03
33617 위험천만 ‘숨은 명소, 인생샷, 비밀스팟’ 주의하세요[주말N] 랭크뉴스 2024.08.03
33616 무더위에도 쿨~잠, 올림픽 보고도 꿀~잠 랭크뉴스 2024.08.03
33615 지각대장 푸틴, ‘풀려난 암살범’은 기다렸다…크라시코프는 누구?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