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9일 대전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서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뉴스1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 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병원장은 지난 1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 참석해 “의료계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면서 “급격한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 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이 공식적으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에 앞서 필수 의료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 교육 시스템이 “강의식이 아닌 일대일 도제식”이라고 언급하면서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실제 의사로 배출되려면 10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수련을 거쳐 전문의가 되어도 실제 수련받은 과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적다”며 “시급한 건 필수 의료를 살릴 시스템부터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가항력적 의료소송 부담, 원가에도 못 미치는 고질적인 저수가를 해결해 의사들이 실제 수련받은 과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정책도 달라진다”면서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수출해야 한다고 했고,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관광을 육성한다더니 이제는 필수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다”며 “일본이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안 된다. 이런 게 필수 의료이고, 이런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며 “현재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 병원장은 중증외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201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넘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내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국군대전병원장에 취임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922 내 안의 공격성…제물이 된 ‘그때 그 사람’ [ESC] 랭크뉴스 2024.07.07
34921 신생아특례대출 5개월간 6조원‥경기·인천 주택매입이 41% 랭크뉴스 2024.07.07
34920 韓 스타트업 신성장 전략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라” 랭크뉴스 2024.07.07
34919 한동훈 “사과 요구했다고 연판장? 그냥 하라···국민 보게 하자” 랭크뉴스 2024.07.07
34918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 투표 시작‥고이케 3선 오를까 랭크뉴스 2024.07.07
34917 고수들의 '예·적금 풍차 돌리기' [이예원의 똑똑한 주부 재테크] 랭크뉴스 2024.07.07
34916 남희석 울린 102살 할머니의 찔레꽃…앵콜 두 번까지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7.07
34915 알짜자산 롯백 강남점 담보로 차환 나선 롯데리츠... 그래도 당분간 고배당 어려워 랭크뉴스 2024.07.07
34914 휴일 전국 곳곳 장맛비…체감온도 31도 ‘찜통더위’ 랭크뉴스 2024.07.07
34913 경기도, 화성 화재 이후 리튬 사업장 안전점검 결과 16건 적발 랭크뉴스 2024.07.07
34912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 13%↑…피해자 중상 비율도 높아 랭크뉴스 2024.07.07
34911 길은 달라도 목적지는 같은…미 양당의 대중국 정책 랭크뉴스 2024.07.07
34910 ‘위법·봐주기’ vs ‘방탄·보복’…검사탄핵에 檢·野 정면충돌 [주말엔] 랭크뉴스 2024.07.07
34909 해외 직구한 '건강보조제' 자칫 건강에 '독' 랭크뉴스 2024.07.07
34908 윤 대통령 ‘적반하장’…‘탄핵 민심’ 불 지핀다 랭크뉴스 2024.07.07
34907 잉글랜드, 승부차기 ‘진땀승’…스위스 꺾고 4강 진출[유로2024] 랭크뉴스 2024.07.07
34906 키가 잘 크는 운동 시간 따로 있다 랭크뉴스 2024.07.07
34905 대체 폰 어떻게 봤길래…갑자기 허리에서 뚝, 응급실 실려갔어요 랭크뉴스 2024.07.07
34904 '학대 의심' 동료들 대화 몰래 녹음 아동보호시설 직원 유죄 랭크뉴스 2024.07.07
34903 "역하고 비린내가 나"…카페 여직원 주위 맴돌던 손님 행동 CCTV에 '딱' 걸렸다 랭크뉴스 202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