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9일 대전서 강연하며 입 열어 
"이미 한국 필수의료 초토화 상태"
"도제식 교육…많은 수 양성 못해"
이국종(왼쪽) 국군대전병원장이 2월 15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전시 유성구 대전국군병원에서 아덴만 작전 관련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의사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병원장이 의대 증원 관련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1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 참석해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 전부터 나왔다"며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 병원장은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 정책도 달라진다.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관광을 육성한다더니 이제는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국 필수의료는 초토화된 상태"
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개혁을 규탄하며 집단 휴진에 나선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그는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하며 우리나라의 필수의료 붕괴를 꼬집었다. 이 병원장은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는데, 이런 시스템을 20년 전부터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연간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 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안 된다. 이런 게 필수의료이고, 이런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의사는 강의식이 아니라 선후배간 일대일 도제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이 병원장은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가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며
"그 많던 전문의가 어디로 갔겠나.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 200만 명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나"
고 반문했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등 중증 외상 분야에서 자타공인 최고 실력자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10여 년간 몸담았던 아주대병원을 떠나 국군대전병원장에 취임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875 삼성, 연내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초격차' 이어간다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4.04
38874 “아저씨 비 맞으며 일하신다”…까치발 들고 우산 ‘쓱’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4.04
38873 세월호 생존자가 ‘불방 KBS 다큐’서 했던 말 랭크뉴스 2024.04.04
38872 "이래도 피우실 건가요?"…담배 가격 인상에도 못한 ‘금연’ 성공할 수 있다는데 랭크뉴스 2024.04.04
38871 대학생이 콕 찍은 ‘가고 싶은 기업 톱5’는 어디? 랭크뉴스 2024.04.04
38870 63세男과 결혼한 12세 소녀…"남편 유혹할 옷 입어라" 가나 충격 랭크뉴스 2024.04.04
38869 푸바오 돌아갔지만…판다는 ‘기후변화’로 멸종 위험 [팩트체크K] 랭크뉴스 2024.04.04
38868 [중앙시평] 신념과 고집 사이: 의대 증원 2000명의 경우 랭크뉴스 2024.04.04
38867 [르포] 600평 매장이 ‘텅텅’...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 야심작 다낭시내점 가보니 랭크뉴스 2024.04.04
38866 한동훈 '범죄자와 싸우는데 큰절' 왜 하나”…이재명, 시장 바닥서 큰절 랭크뉴스 2024.04.04
38865 ‘빌라는 월세, 아파트는 전세’ 주택시장 대세 됐다 랭크뉴스 2024.04.04
38864 바가지 씌우고 “자릿세 비싼데 어떡하냐”…상인들의 항변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4.04
38863 40석 ‘낙동강 벨트’ 곳곳 격전지…국힘 “33석 수성” 민주 “최소 12석” 랭크뉴스 2024.04.04
38862 “비정규직인데 뭘 다 줘”···월급, 밥값 차별한 저축은행·카드사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랭크뉴스 2024.04.04
38861 ‘삼바’가 이뤄낸 바이오 생산기지의 꿈…10년 만에 ‘글로벌 밸류체인’ 완성[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4.04.04
38860 관록이냐, 심판이냐…정진석·박수현 ‘팽팽한’ 충남 민심 랭크뉴스 2024.04.04
38859 국제금값 온스당 2300달러 첫 돌파… "인플레 반등 우려" 랭크뉴스 2024.04.04
38858 K-세계관의 확장…한류의 정의를 바꿔라[CJ여, K-콘텐츠를 구원하소서②] 랭크뉴스 2024.04.04
38857 지역 의료 살린다더니‥수도권에 잇달아 대형병원 분원 랭크뉴스 2024.04.04
38856 ‘사전투표 D-1’ 이재명은 PK, 한동훈은 수도권 지지 호소 랭크뉴스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