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상자산·IB업계서 이정훈 전 의장 지분 매각설
인수자 거론 김모씨, 싱가포르서 블록체인 기업 운영
빗썸 “근거 없는 낭설” 일축…작년에도 매각설 돌아

서울 강남구 빗썸 라이브센터 모습. /뉴스1

국내 점유율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인이 곧 바뀐다는 소문이 최근 업계 안팎에서 돌고 있습니다. 빗썸 측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과거 이 회사의 대주주가 매각을 시도했었던 데다, 실소유주 논란을 겪은 적도 있어 소문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빗썸을 인수한다는 소문의 주인공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싱가포르에서 활동 중이라는 블록체인 사업가 김모씨입니다. 김씨가 여러 자산가로부터 자본을 조달해 빗썸의 대주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의 지분을 사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죠.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김씨가 이미 계약금 명목으로 인수대금 일부를 송금했고,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의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는 대로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양측이 체결했다는 수천억원 규모의 계약서 캡처본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문에 대해 빗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빗썸 고위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주피터파트너스라는 벤처캐피털(VC)이 1조원을 조달해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문을 낸 적이 있었다”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었고, 이후 그 회사를 사기죄와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빗썸은 현재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입니다. 빗썸 고위관계자는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의 대주주가 갑자기 자신의 지분 전량을 판 전례가 있느냐”면서 “매각설을 흘려 자신의 이름이나 운영하는 회사를 띄우고 불순한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매각설이 전혀 뜬소문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전 의장이 예전부터 지분 매각을 원했다는 게 핵심 이유죠. 빗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를 추진 중인 것도 이 전 의장의 차익 실현 목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사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매각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의료 법인을 운영하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자신의 지분을 4억달러(약 55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었죠. 이 전 의장은 계약금으로 1억달러를 받고, 김 회장이 발행하는 가상자산 ‘BXA 토큰’을 상장시키는 방법으로 잔금 마련을 돕기로 했죠.

그러나 약속과 달리 BXA 토큰의 빗썸 상장은 무산됐고, 김 회장의 인수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김 회장은 1억달러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고, 검찰도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를 기소했습니다. 다만 이 전 의장은 1심에 이어 올해 초 2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빗썸이 끊임없이 실소유주 논란을 겪는 점도 이 전 의장이 지분 매각을 원할 것이라는 분석의 이유로 꼽힙니다. 현재 빗썸의 모회사인 빗썸홀딩스의 지배 구조는 크게 사업가 강종현씨 등이 소유주로 알려진 비덴트와 이 전 의장이 보유한 BTHMB 홀딩스로 나뉩니다. 그러나 지금껏 실소유주가 강씨와 이 전 의장 중 누구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빗썸 지배 구조/금융감독원

빗썸홀딩스는 비덴트가 34.2%, DAA가 30%, BTHMB 홀딩스가 10.7%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입니다. DAA는 BTHMB 홀딩스가 지배하고, 이 전 의장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SG브레인테크놀로지란 법인을 통해 BTHMB 홀딩스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전 의장의 지분이 강씨 측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정확한 지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인 시장이 살아나면서 빗썸의 수수료 수익도 전년 대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이 전 의장이 매각을 원하는 게 사실이라면, 굳이 내년 상장을 기다리는 것보다 지분 가치가 오른 지금 파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 등 다른 거래소 대주주들과 달리, 이 전 의장은 대외적으로 자신을 거의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최근 돌고 있는 소문도 당사자인 이 전 의장이 직접 입을 열기 전까지는 실체를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외부와의 소통을 극도로 꺼리는 그의 ‘은둔 경영’으로 인해 매각설을 비롯한 각종 소문이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7591 "목욕탕 싸구려 빗에 머리카락 뽑혔잖아"…100만원 배상하라는 손님 랭크뉴스 2024.04.20
37590 내가 먹은 요거트도 혹시?…‘이 요거트’ 샀다면 즉시 반품하세요 랭크뉴스 2024.04.20
37589 경찰, 1박 2일 집회 진행 장애인단체 대표 역 승강기 고장 혐의로 연행 랭크뉴스 2024.04.20
37588 영국 수낵 총리 "근로자 '병가 문화' 남용 없애야" 랭크뉴스 2024.04.20
37587 이준석 "尹지지층은 가정주부, 무직, 은퇴층…회사선 다 욕해" 랭크뉴스 2024.04.20
37586 의대교수들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입장 변함 없어” 랭크뉴스 2024.04.20
37585 보안업계 ‘빅2’ 실적 호조… 96분기 연속 흑자 에스원, ‘2조 클럽’ 눈앞 SK쉴더스 랭크뉴스 2024.04.20
37584 이란, 이스라엘 재보복에 "어떤 피해나 사상자도 못내" 랭크뉴스 2024.04.20
37583 바이든, 전기노조 행사서 삼성 대미투자 소개하며 트럼프 '직격' 랭크뉴스 2024.04.20
37582 대마도 인근 규모 3.9 지진…영남권서 진동 감지 랭크뉴스 2024.04.20
37581 LA 노숙자 문제 완화에 AI 활용…"위기 가구 먼저 찾아내 지원" 랭크뉴스 2024.04.20
37580 이웃 반려묘 내동댕이쳐 죽게 하곤 “길고양이인 줄” 궤변 랭크뉴스 2024.04.20
37579 “누구든 선한 길로 돌아올 것”…자유인 홍세화의 믿음 랭크뉴스 2024.04.20
37578 '對이란제재 위반' 태국기업, 미국에 277억원 납부 합의 랭크뉴스 2024.04.20
37577 애플, 이르면 내달 유럽서 애플페이 외 다른 결제 방식 허용 랭크뉴스 2024.04.20
37576 美정부 "이스라엘의 공격에 관여안했다" 강조…'확전 반대' 부각(종합) 랭크뉴스 2024.04.20
37575 '전국민 25만원·채상병·이태원' 이재명, 영수회담 테이블에 올릴 듯 랭크뉴스 2024.04.20
37574 [팩트체크] 세월호 피해자 의료지원, 치과·한방치료 많으면 안 되나? 랭크뉴스 2024.04.20
37573 '증원 조정안' 판단 갈리는 대학, '안갯속' 의대입시 정원 랭크뉴스 2024.04.20
37572 바이든, 트랜스젠더학생 인권보호 강화한 '타이틀9' 개정안 공개 랭크뉴스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