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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저가항공사(LCC) 에어인천이 선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코스닥 상장사 인화정공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소시어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 인화정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인화정공은 과거에도 소시어스와 손잡고 선박 엔진 전문 기업 HSD엔진을 인수한 뒤 소시어스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여 HSD엔진의 대주주가 된 적이 있다. 인화정공은 이후 HDS엔진을 한화그룹에 되팔았다. 한차례 재미를 본 방법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에서 재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인천은 지난 18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 우협으로 선정돼 대한항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어인천은 앞으로 2주가량 상세 실사를 진행한 뒤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완료하면, 수직적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인화정공이 올라서게 된다. 인화정공은 1999년 설립돼 201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회사다. 선박용 엔진부품, 발전설비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이 1039억원, 영업이익이 48억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자산은 2119억원이다.

인화정공은 에어인천의 실소유주나 다름없다. 현재 에어인천의 최대주주는 소시어스PE(80.3%)이며, 소시어스가 에어인천을 사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펀드 지분을 인화정공이 99.57% 갖고 있다. 즉 향후 에어인천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완료하면 ‘인화정공-소시어스제5호PEF-소시어스에비에이션(특수목적법인·SPC)-에어인천-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인화정공은 이번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도 소시어스의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FI와 SI는 우선 에어인천에 출자한 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지분을 사야 한다. 인화정공 등이 LP로 참여하는 소시어스의 프로젝트펀드, 그리고 한투PE가 에어인천에 돈을 대고, 에어인천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사는 구조로 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에 지불해야 할 구주 값은 약 4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화물기 교체 등을 위해 최소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더 해야 한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나중에 인화정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 참여하는 FI의 지분을 떠안을지 여부다. 소시어스나 한투PE는 FI이기 때문에 펀드 만기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5년 뒤에는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소시어스 측은 2026년까지 상장을 완료해 FI들의 출구를 열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이 아닌 M&A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B 업계에 따르면 인화정공은 이번 딜에 참여하면서 옵션을 보장받지는 않았다. FI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이나 콜옵션을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다. FI 지분을 매각할 시 제3자에게 매각하는 걸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인화정공이 FI의 지분을 살 수 없는 건 아니다. FI의 보유 지분 전량을 떠안을 수도 있고, 아니면 FI의 구주 일부를 산 뒤 IPO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인화정공이 과거에 보였던 행보는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018년 소시어스와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공동투자 펀드를 만들어 경남 창원 소재 선박 엔진 기업인 HSD엔진(현 한화엔진)을 인수했는데, 이때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했던 인화정공이 2021년 콜옵션과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FI들의 지분을 1002억원에 사들였다. 인화정공은 본래 콜옵션과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2021년 6월 변경합의서를 체결해 권리를 취득했다. 이후 2년 뒤 HSD엔진 경영권은 한화임팩트에 팔렸으며, 인화정공은 약 1400억원을 손에 넣었다. 인화정공은 지금도 HSD엔진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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