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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수료생 중우리 아들만 없어”… 모친이 쓴 편지, 군인권센터 공개
한 시민이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마련된 ‘육군 12사단 고(故) 박모 훈련병’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국화꽃을 놓으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박 훈련병은 지난달 23일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민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지난달 25일 사망했다. 오른쪽에 박 훈련병이 입영식 당시 어머니를 업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사망한 박모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가 19일 공개됐다. 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된 날이었다. 어머니는 “신병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편지에는 생때같던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애끊는 마음이 적혀 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아들을 향해 “팔다리가 굳어가고 호흡이 가빠올 때 숨이 안 쉬어지고 아프다고 얘기하고,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냐”며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군 생활 할 만할 것 같다던 아들의 얼굴이 선한데 이제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고 했다.

어머니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해 수료식 날 (아들을)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을 책임질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음을 이 나라의 우두머리들은 알까. 대낮에 군기 훈련을 빙자한 광란의 질주를 벌인 부하를 두고 저지하는 상관 하나 없는 군대에서 살기 어린 망나니 같은 명령을 받고 복종하는 병사들의 마음을 알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들아, 아빠와 엄마가 응급헬기를 띄울 힘 있는 부모가 아니어서 너를 죽인다”고도 했다.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는 박 훈련병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가 마련됐다. 시민들은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줄을 서서 박 훈련병을 추모했다.

분향소 옆에는 박 훈련병이 입영식 때 어머니를 업고 있는 사진이 놓여 있었다. 이 사진을 바라보며 거수경례를 하는 군인들 모습도 보였다. 아들을 군대에 보냈다는 한 아버지는 흐르는 눈물을 계속 훔쳤다. 강원 인제군 인제체육관에는 박 훈련병의 명예수료증 등이 있는 추모공간도 세워졌다.

박 훈련병은 지난달 23일 신교대에서 얼차려를 받던 중 쓰러졌다. 이후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됐지만 지난달 25일 사망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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