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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으로 서방 우크라 무기 지원에 견제구
북·중·러 밀착 넘어 아시아까지 세력 확대 노려…베트남행


푸틴과 김정은
[AFP/크렘린풀=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의 북한 방문에서 끈끈한 반서방 연대를 구축했다.

19일 약 21시간 동안 이어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서 가장 주목 받은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뒤 북러 관계를 격상하는 내용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뒤 러시아를 '가장 정직한 친구이자 동맹'으로, 푸틴 대통령을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부르며 이 협정으로 북러가 "동맹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이 협정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중 한쪽이 공격당하면 상호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둘러싸고 서방과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았다. 최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에 관해 설명하면서 최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러시아 영토 타격을 위한 장거리 무기 시스템과 F-16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로 다양한 국제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다"며 러시아와 북한이 이러한 협박 강요의 말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방이 나토와 주요 7개국(G7), 스위스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대러 진영을 강화한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도 반서방 결속을 다진 것이다.

정상회담 후 공동 발표하는 푸틴과 김정은
[EPA/크렘린풀=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방 제재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제재 자체를 흔들어 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정치, 경제 패권 유지를 목적으로 늘려온 수단인 제재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주도한 무기한 대북 제재는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 거래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도 각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한 지 한 달 만에 북한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며 북·중·러 밀착도 노렸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조러(북한과 러시아)는 우호적 이웃으로 교류·협력과 관계 발전을 위한 정상적 필요가 있고, 관련 고위급 왕래는 두 주권 국가의 양자 일정(安排)"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중·러 밀착을 넘어 '미국 패권주의'에 대항하는 다극 세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에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이를 위해 푸틴 대통령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관계 강화도 모색하고 있다. 북한 방문을 마친 그는 곧바로 베트남 하노이로 날아가 새로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에 게재한 칼럼에서 베트남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베트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러시아와 중국 등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에 관심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브릭스 가입 의사를 표명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푸틴과 김정은
[타스=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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