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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이 실시된 5일 경기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 일대에서 K1A2 전차가 연막을 뚫고 부교를 건너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육군 7공병여단과 2항공여단 301항공대대, 2기갑여단 기계화보병대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등 590여 명이 참가했다. 파주=뉴시스


러시아와 북한이 19일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에 '침략 시 상호 원조'라는 조항을 넣었다. 단순 물류 지원을 넘어서는 조치다.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까지 포함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럴 경우 북러관계는 일약 '동맹'으로 격상된다. 두 정상이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만나 "모든 군사·기술 협력을 논의하겠다"던 약속은 불과 9개월 만에 군사적 '동일체' 수준으로 발전하며 한반도와 국제정세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 북러는 동맹수준의 관계를 유지한 적이 있다. 1961년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을 명시했다. 한러수교 이후인 1996년 이 조약이 폐기됐고, 2000년 소련이 해체한 후 체결한 '북러 우호친선 및 협력조약'에는 안보지원 조항이 빠졌다.

이번 협약 체결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에 동원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래야 북한도 반대급부로 유사시 러시아군의 지원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과 유엔군은 북한이 가장 꺼리는 상대다. 6·25 전쟁 당시 이들의 참전으로 전세가 뒤바뀐 트라우마도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소련 시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조기를 맞았다"고 콕 찍어 평가한 것은 러시아의 '자동 참전'을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러 연합훈련 여부도 주요 변수로 부각됐다.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러시아는 수십 년간 미국이 강요한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강변하자 김 위원장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며 맞장구쳤다. '반미 연대'를 기치로 뭉치겠다는 다짐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발언은 연합훈련을 예고한 대목으로 읽힌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미일 공조로 인해 러시아와 북한 모두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우리 군 당국은 지난해부터 북러 연합훈련 실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주시해왔다.

2023년 12월 18일 북한이 발사한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이 같은 군사협력이 러시아의 군사기술 이전으로 연결돼 북한이 강력한 대미 협상카드를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차별화를 꾀하는 김 위원장에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확히 러시아의 최신 엔진 기술"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위성)을 지원하는 것과 '주먹'(미사일)을 지원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평가한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꾸준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용 재래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의 행태에 걸맞은 러시아의 화답은 위성 발사체 정도면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방러 당시 큰 관심을 보였던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 역시 전쟁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전략무기인 만큼 러시아가 이전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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