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가혹한 군기훈련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가 신병교육대 수료식이 열린 오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12사단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서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며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부모를 안아주면서 걱정 말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적었습니다.

A씨는 이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며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지실 거냐, '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습니다'라고 핑계를 댈 거냐"고 물었습니다.

특히 A씨는 아들이 군기훈련을 받았을 상황을 떠올리며 원통함을 호소했습니다.

A씨는 "군이 처음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였다"며 "알고 보니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을 한 거라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죽을죄였냐"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26킬로 이상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리고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총을 땅에 떨어뜨리면 다시 시작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냐"고 직격했습니다.

사고 이후 군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정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A씨는 "중대장이 제게 어느 병원으로 보낼지 결정을 하라더라"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부모의 선택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에서) 2~3일 뒤에는 포기할 때가 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아들아, 아빠 엄마가 응급헬기를 띄울 힘 있는 부모가 아니어서 널 죽인다'고 말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다고 토로했습니다.

어머니는 "오늘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다"며 "대체 누가 책임질 건가, 입대하자마자 상관의 명령이라고 죽기로 복종하다 죽임당한 우리 햇병아리, 대한의 아들이 보고 싶다"고 편지를 마무리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오전 11시부터 서울 용산역 광장에 박 훈련병을 추모하는 '시민 추모 분향소'를 운영합니다.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876 윤 대통령, 오늘부터 여름휴가…하반기 국정운영 구상 랭크뉴스 2024.08.05
29875 코스피, 3개월여 만에 2600선 붕괴… 코스닥 750선 랭크뉴스 2024.08.05
29874 [속보] 日닛케이지수, 장중 한때 7%대 급락 랭크뉴스 2024.08.05
29873 울부짖은 조코비치,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 랭크뉴스 2024.08.05
29872 해리스 50%, 트럼프 49%…여성·흑인 결집 효과 랭크뉴스 2024.08.05
29871 국민의힘 "'노란봉투법', 민주당식 밀어붙이기, 거부권 건의" 랭크뉴스 2024.08.05
29870 파리 한복판 공중제비 돌더니 '퍽'…수천명 홀린 태권도 격파쇼 랭크뉴스 2024.08.05
29869 북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 최전방 배치”…김주애도 동행 랭크뉴스 2024.08.05
29868 '사랑이 사랑을' 작곡가 안정현 별세…향년 63세 랭크뉴스 2024.08.05
29867 윤 대통령이 “미쳤다”던 검찰 통신조회, 이번엔 3천명이라는데… [8월5일 뉴스뷰리핑] 랭크뉴스 2024.08.05
29866 '시급 1만30원' 내년 최저임금 고시…노사 이의제기 없이 확정 랭크뉴스 2024.08.05
29865 ‘환멸의 골짜기’ 들어섰다?…주가 떨어뜨린 AI 버블론 랭크뉴스 2024.08.05
29864 [HL] 육상 남자 100m 결승 노아 라일스, 0.005초 차이로 금메달 랭크뉴스 2024.08.05
29863 '가을 시작' 입추 앞뒀지만…체감 35도 안팎 무더위 지속 랭크뉴스 2024.08.05
29862 “40대가 일냈다” 아파트 매수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4.08.05
29861 金 1개만 따도 돈방석 앉는데…나라 최초로 2관왕 된 청년 영웅 랭크뉴스 2024.08.05
29860 尹 지지율 4주 만에 하락해 32.8%…국힘 38.5% 민주 36.3% [리얼미터] 랭크뉴스 2024.08.05
29859 [속보] 코스피 2600선 붕괴…4월 19일 이후 4개월여만 랭크뉴스 2024.08.05
29858 배드민턴 안세영 결승 진출…금메달 보인다 랭크뉴스 2024.08.05
29857 [속보] 美증시 급락…정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 가동” 랭크뉴스 2024.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