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만혼·무자녀 부부' 증가로 출산율 급감…OECD 국가 중 출산율 '최하'
2020년 사망자>출생아로 '인구 자연감소' 시작…합계출산율 0.65까지 하락 예상
출산계획 있는 청년, 3명 중 1명 불과…"일·가정양립 가능해야"


작년 출생아 23만명, 또 역대 최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작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8년 전인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지만, 내년에 0.65명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2020년부터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되면서 국가적 비상사태에 직면할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청년의 32.6%만이 출산 계획이 있다고 밝혀, 청년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20대 혼인율 8%로 사실상 '소멸'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대 혼인율 8% 불과…'만혼' 늘면서 출산율 급감
정부는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를 열고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일자리·양육·주거 등 3대 불안 가중으로 혼인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혼인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작년 혼인 건수는 19만4천 건으로, 10년 전인 2013년(32만3천 건)보다 39.9% 줄었다.

특히 20대 혼인율은 8%에 불과하다. 사실상 '20대 혼인'이 사라지고 있다.

청년들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 결혼 자금 부족(33.7%) ▲ 결혼 필요성 못 느낌(17.3%) ▲ 출산·양육 부담(11.0%) ▲ 고용 상태 불안정(10.2%) ▲ 결혼 상대 못 만남(9.7%) 등을 꼽았다.

혼인율이 줄고 만혼(晩婚)이 늘면서 출산율도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감소 폭이 컸다.

25∼29세 출산율은 2013년 65.9명에서 2018년 41명으로 줄었다가, 2023년 21.4명까지 떨어졌다.

30∼34세 출산율은 2013년 111.4명에서 2018년 91.4명, 2023년 66.7명으로 줄었다.

반면 35∼39세 출산율은 2013년 39.5명에서 2018년 46.1명으로 늘었다가 2023년 43명으로 약간 떨어졌다.

아이를 낳지 않는 '무자녀 부부'도 급증했다.

전체 기혼 여성 중 자녀가 없는 경우는 2010년 4.4%에서 2020년 8.4%로 배 가까이 늘었다.

부부 중 아내가 일을 하는 경우 50.8%(2022년 기준)가 자녀가 없었고, 아내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39.1%가 자녀가 없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2015년(1.24명)보다 0.52명 낮아졌다.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한국 다음으로 낮은 스페인(1.19명)과도 격차가 컸다.

작년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2015년(43만8천명)보다 47.5% 감소했다. 인구 1천 명당 출생아 수도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

출생률 감소로 한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면서 2020년(-3만2천600명)부터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

'초저출생' 계속되면 2040∼2060년 '마이너스 성장'(CG)
[연합뉴스TV 제공]


'초저출생' 계속되면 2040∼2060년 '마이너스 성장' 진입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5명까지 떨어진 후 점차 회복해 2036년 1.02명 수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할 때마다 합계출산율 전망이 악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전망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초저출생 상황이 이어지면 '국가적 비상사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은 2040년 이후, 골드만삭스는 2060년 이후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산연령 인구(15∼64세)는 50년 후 절반 이하로 감소하면서, 2027년까지 인공지능·클라우드·빅데이터·나노 등 4대 신기술 분야에 신규 인력 6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수요가 증가하는 돌봄 서비스직 인력 공급은 2042년에 수요의 30∼60% 수준인 61∼120만명이 모자랄 전망이다.

2072년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2055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된 후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으로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부과 방식'을 적용할 경우 2050년 22.7%, 2070년 33.4%의 보험료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행(9%)보다 훨씬 높은 보험료율로,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 국민연금 등 복지제도의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학령인구 감소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교육인프라가 붕괴할 수 있다.

2055년 출생아 수는 17만3천명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작년 수도권 대학 입학 정원(19만5천명)에도 미치지 못해 지방대학은 학생을 거의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지방소멸은 이미 시작됐다.

작년 기준 전체 시군구 228곳 중 52%(118곳)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 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기초 지자체를 말한다.

2047년에는 인구 감소로 전체 시군구의 69%(157곳)가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다.

병력 부족에 따른 안보 불안도 문제다.

현재 50만 명 규모인 상비 병력은 2045년에 17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한국의 0∼4세 인구는 165만명으로, 해방 후 최초로 북한(170만 명)보다 적었다.

'육아시간 활용해서 자녀 돌봐요'
[육군 제공]


청년 61% 자녀 원하지만, 33%만 출산 계획…"일·가정양립 환경 필요"
청년 다수는 자녀를 원하지만, 실제로 출산 계획이 있는 경우는 30% 수준에 그쳐 청년들이 자녀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저출산위가 3월 29일∼4월 3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5∼49세 남녀 약 2천명을 대상으로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년의 61.0%는 자녀를 원했고, 이상적인 자녀수는 1.8명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출산 계획이 있는 청년(미혼·기혼 포함)은 32.6%에 불과했다. 이미 자녀가 있는 청년 부부 중 추가로 자녀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0%에 불과했다.

30∼39세 청년은 출산 의향이 생기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 근로시간 감소와 육아시간 확보(남 92.1%·여 89.7%) ▲ 육아휴직 시 충분한 급여(남 92.1%·여 93.1%) ▲ 정부의 양육수당 인상(남성 93.5%·여성 78.2%) ▲ 재택근무(남 84.5%·여 93.2%) 등을 꼽았다.

한국에서 출산의 선결 조건으로 여겨지는 결혼에 대해 청년의 61.0%는 결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년들은 '결혼 상대가 없어서'(78.2%), '자금 부족'(75.5%)으로 결혼 의향이 있지만 미혼으로 남아있다고 답했다.

결혼 의향이 없는 청년은 전체의 23.0%였고, 남성은 '경제적 부담', 여성은 '가사와 양육 등 역할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결혼 의향이 생기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 주거비용 마련(30대 남성 84.1%) ▲ 만족할만한 일자리(20대 남성 86.4%·30대 남성 86.5%) ▲ 결혼 후에도 일에 열중 가능(20대 여성 79.4%·30대 여성 75.9%) 등을 말했다.

청년의 89.5%는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성 36%, 남성 23% 등으로 절대 낮지 않았다.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성 48%, 남성 30%로 더 높았다.

청년의 90.8%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기존의 정부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봤다. 정부 주도 저출생 캠페인에 대해 '반감이 든다'고 답한 청년은 48.0%나 됐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750 필리핀 여친 임신하자 ‘잠적’… 알고 보니 유부남 랭크뉴스 2024.07.09
35749 철거 예정 한남3구역에 카페 연 김희선 소속사…"알박기 절대 아냐" 랭크뉴스 2024.07.09
35748 애플 中 판매 회복·환율 수혜… 실적 기대감 높아진 ‘LG이노텍’ 랭크뉴스 2024.07.09
35747 [똑똑한 증여] 14억 아파트 분양권 자녀 증여할 때 2억 절세 비법은 랭크뉴스 2024.07.09
35746 고물가에 ‘장보기 0원 챌린지’ 등장…MZ 주부들이 찾는 ‘이 매장’은? 랭크뉴스 2024.07.09
35745 “여자들끼리 머리채 잡는 싸움 그만”...김희애, 대통령직 놓고 싸웠다 랭크뉴스 2024.07.09
35744 "3주 영어캠프가 399만원"... 방학 사교육에 등골 휘는 부모들 랭크뉴스 2024.07.09
35743 ‘너무나도 지독한 불황’… 경차 판매마저 11.8% 급감 랭크뉴스 2024.07.09
35742 내년 최저임금 1만원 넘을까…오늘 노사 최초 요구안 제시 랭크뉴스 2024.07.09
35741 "5분 먼저 퇴근했다면 내가…" 시청역 충격, 시민 덮친 트라우마 랭크뉴스 2024.07.09
35740 김건희 "결정대로 사과할 것" 한동훈 측 "다른 경로론 사과 거부" [김 여사 문자 5개 공개] 랭크뉴스 2024.07.09
35739 경북 또 120mm 비…밤사이 집중호우 상황 랭크뉴스 2024.07.09
35738 "가장 더웠던 올해 6월"… 최근 1년 지구 온도, '마지노선 1.5도' 웃돌았다 랭크뉴스 2024.07.09
35737 미복귀 전공의도 결국 면죄부... 정부, 그토록 강조한 '형평성' 버린 이유 랭크뉴스 2024.07.09
35736 [사이테크+] "몸-뇌 함께 커지지 않아…인간 뇌는 추세 벗어난 특이 진화" 랭크뉴스 2024.07.09
35735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칠레 사막서 한겨울에 꽃이 활짝 랭크뉴스 2024.07.09
35734 논란·비판에도 행정처분 접은 정부…전공의 복귀 여부 '관심' 랭크뉴스 2024.07.09
35733 與 뒤흔든 '김건희 문자' 파동...'대세론' 꺾으려는 용산·친윤계 합작품? 역풍 노린 韓 노림수? 랭크뉴스 2024.07.09
35732 경찰, ‘시청역 역주행 참사’ 피해자 조롱글 7건 내사 착수 랭크뉴스 2024.07.09
35731 임성근 무혐의는 이종섭에게 유리할까?… 공수처 남은 수사 변수는 랭크뉴스 202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