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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소방 구급대원으로 일한 김소영씨
각종 재난현장 활약, 전남도의사회 표창장
동료 돕기 위해 심리상담학과 박사 수료도
5월23일 광주광역시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한 김소영(45)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년간 소방 구급대원으로 일하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던 김소영(45)씨가 마지막 가는 길에도 5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광주광역시 전남대병원에서 김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6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씨의 가족들은 소방 구급대원으로 20년을 일하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고 삶의 끝자락에서도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구하고 싶어 했던 김씨의 뜻을 지켜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5월23일 광주광역시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한 김소영(45)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광주광역시에서 1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밝고 활발했으며 늘 웃으며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다. 소방 구급대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던 김씨는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리면 받는 인증서 ‘하트 세이버’를 5개 받은 바 있다. 또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해 전라남도의사회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동료들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논문을 쓰던 중이었다.

소방관과 결혼해 1남1녀를 둔 김씨는 바쁜 업무 속에서도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엄마였고 아내였다고 한다. 김씨의 남편 송한규씨는 “소영아, 우리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정신없이 아이들 키우면서 살다 보니 너의 소중함을 몰랐어. 너무 미안하고, 네가 떠나니 얼마나 너를 사랑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우리 애들은 너 부끄럽지 않게 잘 키울 테니까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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