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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양주 유통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수십억 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이 남성은 50억 원이 넘는 투자 사기를 벌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과거 연예기획사 매니저로 일했는데, 투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고급 양주 유통 사업 투자해라"...대출까지 받아 투자금 마련

2024년 06월 18일 KBS 제주 7 뉴스

과거 연예기획사 매니저로 일했던 30대 남성 권 모 씨. 권 씨는 2021년 8월부터 지인들에게 고급 양주 유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어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주에서 유명 연예인과 함께 가게도 낼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권 씨는 자신의 사업 관련 대화방이라며, 지인들에게 SNS 대화방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고급 양주를 쌓아둔 창고가 있고, 월 최대 1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지인들을 꼬드겼습니다. 매달 수익금도 돌려주겠다는 말에 지인들은 투자계약서까지 작성했습니다.

권 씨의 수법은 이렇습니다. 권 씨는 피해자들에게 "양주 유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 병에 3백만 원 이상 최대 6백만 원에 이르는 고급 양주 루***을 판매하면 길게는 한 달, 짧게는 1주일 안에 최대 1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자신의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고가의 양주를 저렴하게 매입해 판매하는 고급 양주 유통사업에 투자하면 큰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권 씨는 "김포와 남양주 두 곳의 주류 창고에 루*** 말고도 다른 고가 양주 5~6억원어치를 가지고 있고, 양주가 납품되면 현금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거래"라고 덧붙였습니다. 혹시 양주가 팔리지 않더라도, 술은 원가에 수입사에 보낼 수 있으니 걱정할 일 없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권 씨가 거래처 사장, 업체 직원이라는 사람과 나눈 SNS 대화도 권 씨의 공범이 1인 다역을 하며, 꾸며낸 말이었습니다.

권 씨는 초기에 수익금이라면서 돈을 보내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투자를 많이 하면, 수익금도 더 많다는 말에 속아 최대 10억 원을 투자한 피해자도 있었는데요. 피해자들은 가족에게 돈을 빌리거나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 수익금 지급 '차일피일' 미루더니 어느 순간 '잠적'

2024년 06월 18일 KBS 제주 7 뉴스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몇 차례 들어오던 수익금은 어느 순간 끊겼습니다. 권 씨는 '일이 밀리고 있다',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창고에 있다는 양주를 보여주라'고 하자, 창고를 옮겼다며 핑계를 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없었고, 권 씨는 연락이 닿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권 씨는 피해자와 만난 자리에서 '양주 유통 사업 정산팀이랑 통화하겠다'며 통화 소리가 다 들리게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권 씨의 모습을 보고, 피해자들은 권 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게 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27명이고, 피해 금액은 56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권 씨의 오랜 지인이었습니다. 중학교 동창이거나 같은 동네에 살며 알게 된 지인들도 있습니다. 또, SNS를 통해 권 씨를 알게 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몇 년씩 친분을 쌓은 사이였기에, 믿음이 있었다"며, "사기를 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알고 지낸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특히 빚을 내어 투자한 피해자들은 지금도 큰 심리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피해자들은 "알고 보니, 권 씨와 일당의 기획적인 사기였다"며,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됐고, 인생이 망가졌다"고 토로했습니다.

■ 경찰에 구속된 권 씨 "투자금으로 가상 화폐 투자"


제주 서부경찰서는 30대 남성 권 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유사 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권 씨는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년 동안 투자자 27명으로부터 56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김종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피의자들은 실체 없는 사업에 대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며, "확실한 수익 체계 없이 원금을 보장하면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유사 수신 범죄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권 씨는 투자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공범인 권 씨의 지인 2명도 입건해 추가 피해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이들의 범죄 수익금 중 21억 원에 대해 추징 보전 신청을 했습니다.

"공범이 1인 다역을 하며, 속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고소를 하고 10여 개월이 지나는 동안 자책도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권 씨는 몇몇 피해자들에게는 미안했다며 메시지로 사과했다가 다시 잠수타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기만하기도 했습니다.
권 씨와 공범 2명이 모두 정당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 A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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