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산을 받는 것은 출생 복권”
평소 ‘부의 재분배’ 철학 실천
위원회 설립, 분배도 투명하게
18일(현지시간) 자신이 물려받은 상속재산 중 2500만유로(약 370억원)을 기부한 오스트리아 여성 마를레네 엥겔호른. BBC 화면 갈무리


할머니에게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오스트리아의 한 30대 여성이 상속 유산 대부분을 시민단체에 기부해 화제다.

18일(현지시간) BBC, 독일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독일계 오스트리아 여성 마를레네 엥겔호른은 자신이 상속받은 2500만유로(약 370억원)를 77개 시민단체에 환원했다고 밝혔다.

엥겔호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복권 같은 출생을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주어졌던 상속재산 대부분을 민주적 가치에 따라 재분배했다”고 전했다. 당초 상속 재산이 얼마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부 금액은 상속재산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엥겔호른 측은 밝혔다.

엥겔호른은 독일의 화학제약 회사인 베아에스에프(BASF)를 설립한 프리드리히 엥겔호른의 후손이다. 2022년 9월에는 할머니인 트라우들 엥겔호른이 사망하면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다. 그는 할머니가 사망하기 전부터 유산을 받는 것은 “출생 복권”이라고 비판하며 상속받은 재산의 90% 가량을 환원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상속을 받지 않기로 한 건 오랜 결심 때문이다. 엥겔호른은 부의 재분배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온 인물이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옹호하는 연합체 ‘택스미나우’(Tax me now)를 공동창립했다. 또 2008년 이후 폐지된 오스트리아의 상속제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엥겔호른은 지난 1월부터 자산 분배를 본격 추진했다. 당시 그는 “정치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재산을 재분배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일을 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데, 나는 아무 노력도 없이 거액을 물려받았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것은 정치의 실패”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마를레네 앙겔호른의 상속재산 2500만 유로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한 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기부금을 받게 될 단체의 이름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후 엥겔호른은 자신의 자산 분배를 위한 위원회를 설립해 17~85세의 위원 50명을 무작위로 선정했고,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다. 자산 분배를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그는 “헌법과 생명의 가치, 인도적 가치에 반하거나 영리 목적을 가진 곳은 제외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렇게 모인 위원들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총 6번의 회의를 거쳐 엥겔호른의 자산을 받을 단체를 추렸다.

선정된 단체는 총 77개로, 환경·인권·복지·교육·빈곤 등 여러 가치를 옹호하는 사회단체다. 이 단체들은 최소 4만 유로에서 160만 유로 사이의 금액을 받게 된다. 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단체 목록을 보면 최고 금액인 160만 유로는 오스트리아 자연보호연맹에 돌아갔다.

최연소 위원으로 자산 분배 과정에 참여한 참여한 17세 학생은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519 "반바지 입고 강아지 만졌다 성범죄자 몰려"…동탄경찰서 또 논란 랭크뉴스 2024.07.08
35518 女초등생 가방서 칼날 5개, 응급실행… 학폭 여부 수사 랭크뉴스 2024.07.08
35517 [제보] “소들이 물에 잠겼어요”…‘물 폭탄’ 경북, 비 피해 잇따라 랭크뉴스 2024.07.08
35516 홍준표 "한동훈, 유승민 길 가고 있다…성공땐 尹정권 무너질 것" 랭크뉴스 2024.07.08
35515 [단독]‘채상병 사망 원인’ 지목된 포11대대장 “경찰, 1년 동안 뭘 했나 싶다” 랭크뉴스 2024.07.08
35514 [단독] 軍 “北 오물풍선에 민간인 사상시 부양 원점 타격” 랭크뉴스 2024.07.08
35513 대통령실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 결정 오래 안 걸릴 것” 랭크뉴스 2024.07.08
35512 "수사 발표하랬더니 변론을‥" 면죄부에 "尹 책임" 폭발 랭크뉴스 2024.07.08
35511 쏟아지는 ‘노인 비하·혐오’에 위축되는 노령 운전자들[시청역 돌진 사고] 랭크뉴스 2024.07.08
35510 [마켓뷰] 지난주 열심히 달린 코스피, 美 물가 지수 발표 앞두고 숨 고르기 랭크뉴스 2024.07.08
35509 [단독] 민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청문회 추진…김 여사 모녀 증인 검토 랭크뉴스 2024.07.08
35508 “경찰이 임성근 변호인이냐” 해병단체·시민단체, 채 상병 사망 수사 결과 반발 랭크뉴스 2024.07.08
35507 여탕 버젓이 촬영한 60대 중국인… “내부가 신기해서” 랭크뉴스 2024.07.08
35506 ‘김건희 문자’ 파동, 윤 대통령 레임덕 부르나 [시사종이 땡땡땡] 랭크뉴스 2024.07.08
35505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고소득자 기준 월 최대 2만4300원 ↑ 랭크뉴스 2024.07.08
35504 '임성근 무혐의' 경찰 이유, 어디서 들어봤다 했는데‥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7.08
35503 윤 대통령 “러, 남북한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판단하라” 랭크뉴스 2024.07.08
35502 정부 “모든 전공의에 복귀 여부 상관없이 행정처분 안 해” 랭크뉴스 2024.07.08
35501 이미 수차례 위험신호…“아리셀 공장 2021년부터 최소 4차례 화재” 랭크뉴스 2024.07.08
35500 우리금융이 손 뗀 롯데손보, 하나·신한이 노릴까 랭크뉴스 202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