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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호중 혐의에서 ‘음주운전’ 제외
도주한 탓에 음주수치 특정 실패
“음주운전 걸리면 도망가라” 비난여론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술을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됐다. 구속 기소된 김호중 혐의에서 음주운전이 빠지며 대중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음주 단속에 걸릴 것 같으면 도망갔다가 17시간 후에 자수하라” 등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김호중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이 김호중을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하지 못한 배경에는 그가 사고를 낸 직후 도주했다는 점이 자리한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김호중은 사고를 내고 잠적한 뒤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음주 수치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1%로 추산했으나, 검찰은 이 수치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이 술을 마신 뒤 사고를 냈어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사건 초기부터 제기됐다. 경찰은 김호중이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되는 CCTV 영상을 확보했지만 그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를 특정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김호중이 음주를 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혈중알코올농도는 알아내지 못했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역추산을 위한 ‘최초 농도’ 수치가 필요하다. 사고를 내자마자 도주해 이 수치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용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도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이 녹취 파일 등 여러 음주 정황을 확보한다고 해도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확정 짓기는 어렵기 때문에 음주운전 혐의가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만약 기소된다고 해도 형사재판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방송인 이창명(55)씨도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술을 먹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고전적인 변명이 또다시 인정됐다는 사실에 여론은 폭발했다.

네티즌들은 김호중의 불기소 소식에 “앞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될 것 같으면 도망갔다가 17시간 후에 자수하라” “전방에 음주 단속이 보이면 편의점으로 달려가 병나발을 불어라” 등 비아냥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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