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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장관 비서실장’ 박 전 군사보좌관
“임성근 등 4명 혐의 적시 말라” 수 차례 압박

국방부 조사본부, 4명 혐의 빼고 사건 넘겨
공수처 조사에서 “압박으로 여겨졌다” 진술
3월28일 오전 이종섭 당시 주 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가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이 지난해 ‘채 상병 순직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에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혐의를 적시하지 말라’는 취지로 여러차례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전 보좌관은 채상병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7월28~8월9일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20차례 통화해 대통령실과 국방부를 잇는 ‘핫라인’으로 지목받은 바 있다.

18일 한겨레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취재한 결과, 공수처는 최근 조사본부 관계자들로부터 박 전 보좌관이 조사본부가 채상병 사건을 재검토한 초기부터 ‘혐의자 4명을 빼라’ 등 압박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박 전 보좌관이 빼라고 압박한 4명의 혐의자에는 임 전 사단장과 박아무개 전 해병대 7여단장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조사본부는 지난해 8월9일부터 해병대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채 상병 사건 재검토를 맡았다. 조사본부는 재검토 과정에서 해병대수사단이 애초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던 8명 중 중위와 상사를 제외한 6명을 혐의자로 특정해 사건을 경찰에 넘기려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박 전 보좌관이 여러차례 조사본부 관계자들에게 임 전 사단장 등 4명에게도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결국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 등 4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적지 않은채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박 전 보좌관은 재검토 초기부터 여러차례 조사본부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7여단장과 초급간부들이 억울해 한다. 보고서상에 (그들에 대한) 표현을 잘해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시 사건 재검토를 맡았던 복수의 조사본부 관계자는 이같은 박 전 보좌관의 말이 사실상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압박으로 여겨졌다고 공수처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박 전 보좌관이 조사본부에 이런 압박을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이 이 전 장관의 최측근 참모인 만큼 ‘혐의자 제외’ 주문이 장관 지시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지시였을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박 전 보좌관이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핫라인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박정훈 대령 쪽 김정민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의견을 구하지도 않은 조사본부 쪽에 장관의 보좌관이 재검토 방향을 제시한 것은 지휘권을 넘어선 독립성 침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장관 쪽 김재훈 변호사는 “박 전 보좌관이 군사보좌관실에 있는 법무관으로부터 법률검토를 받은 의견을 조사본부에 전달한 것”이라며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검토를 하는 과정에 장관의 참모 자격으로 법률적 조언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박 전 보좌관에게도 여러차례 연락했지만, 전화가 닿지 않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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