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로 "먼저 타라" 양보…숙소까지 함께 이동


19일 평양 공항에서 만나 포옹하는 푸틴과 김정은
[로이터/크렘린 제공=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개월 만에 다시 만나 두 번 포옹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이 탄 일류신(IL)-96 전용기는 19일 새벽 달이 뜬 어두컴컴한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푸틴 대통령이 예상보다 훨씬 늦게 도착했는데도 김 위원장은 단정하게 머리를 다듬고 공항에 영접하러 나와 있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최고의 신뢰 표시'였다고 평가했다.

푸틴 기다리는 김정은
[타스/크렘린궁=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비행기 계단을 내려왔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인사를 나누는 듯 대화하며 두 차례 서로를 껴안았다.

두 정상은 통역을 통해 한참을 대화한 뒤 다시 한번 포옹했다. 대화 중에도 두 정상은 계속 손을 맞잡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보라색 한복을 입은 여성에게서 꽃다발도 받았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가 도열한 레드카펫을 따라 자동차 쪽으로 걸어갔으며, 이동하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걷다가 잠시 멈춰 통역을 통해 대화하기도 했다. 주로 푸틴 대통령이 손짓하며 말하고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공항에 나온 북한 측 인사들이 러시아 측 방문단에게 러시아어로 "덥다. (기온이) 32도"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렸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레드카펫 끝에 주차된 '아우루스' 리무진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며 옥신각신했다.

아우루스에서 내리는 푸틴과 김정은
[로이터/크렘린풀=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푸틴 대통령이 뒷좌석 오른쪽에 먼저 탔고, 김 위원장은 웃으며 건너편으로 걸어가 뒷좌석 왼쪽에 탔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차 안에서도 밀담을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루스는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김 위원장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탄 아우루스는 푸틴 대통령의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을 태운 아우루스는 오토바이 여러 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떠나 평양 시내를 달렸다. 도로 양옆에는 러시아 국기와 푸틴 대통령의 사진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고층 건물들이 꽤 많고, 한밤중인데도 모든 층에 불이 켜져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푸틴과 김정은 동반 탑승한 리무진과 호위대
[타스/크렘린궁=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함께 내렸다. 이 숙소는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묵은 곳이다.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는 최근 금수산 영빈관 주변 나무가 정리된 것을 포착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숙소까지 직접 배웅해 '좋은 밤 보내시라'고 인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푸틴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자 평양 시내 어딘가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와 북한의 우정에 관한 노래를 합창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푸틴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상 회담하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푸틴에게 숙소 안내하는 김정은
[로이터/크렘린풀=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249 난민 3만명도 준다고?…'이재명표' 전국민 25만원 지원 논란 랭크뉴스 2024.08.06
30248 [단독] 환불 폭탄 돌리기...티메프는 면책조항 뒤에 숨고, 책임자는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4.08.06
30247 "미군 주둔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로켓 두 발 떨어져"(종합) 랭크뉴스 2024.08.06
30246 [단독] 근로의욕 떨어뜨리는 실업급여... 자활사업 손본다 랭크뉴스 2024.08.06
30245 남미 복병 브라질 꺾고 여자 탁구 단체전 8강행 랭크뉴스 2024.08.06
30244 전국 무더위 속 소나기…낮 최고 35도 랭크뉴스 2024.08.06
30243 [속보] 뉴욕증시 2년 만에 최대 폭락…경기침체 공포 랭크뉴스 2024.08.06
30242 [2보] 뉴욕증시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 마감…약 2년만에 최대 폭락 랭크뉴스 2024.08.06
30241 [영상]日 증시, 12% 폭락…'블랙먼데이'보다 하락폭 컸다 랭크뉴스 2024.08.06
30240 금메달 안세영 폭탄 발언 “대표팀에 실망…안일한 부상 대처” 랭크뉴스 2024.08.06
30239 난파선서 발견된 170년 전 '황제 샴페인' 100병…지금도 마셔도 괜찮다고? 랭크뉴스 2024.08.06
30238 '옆집 친구'에 경제적 강압 꺼내든 일본…공격하고 보니 한국은 '큰손' 이었다 랭크뉴스 2024.08.06
30237 美주둔 이라크 기지에 로켓 공격…바이든 '이스라엘 방어' 논의 랭크뉴스 2024.08.06
30236 [속보] 美다우지수 1000포인트 급락 마감…경기침체 공포 부상 랭크뉴스 2024.08.06
30235 ‘삐약이’ 신유빈의 메달 세 번째 도전, 여자 단체전 첫 판에서 브라질 3-1 격파[파리 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6
30234 한강 수영장 남자 탈의실서 몰래 '찰칵찰칵'…40대男 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4.08.06
30233 윤 대통령, 휴가 첫날 일정은 통영 전통시장 방문 랭크뉴스 2024.08.06
30232 일본도 살해 이어 정글도 위협…60대 남성 구속, 도검류 관리 '비상' 랭크뉴스 2024.08.06
30231 'IT 대란' 책임 공방…"5억 달러 손해"vs"우리 책임 1천만달러" 랭크뉴스 2024.08.06
30230 안세영 "배드민턴, 양궁처럼 체계적이었으면…분노가 내 원동력" 랭크뉴스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