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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 현대차 × 정의선 연구 50여년 전 미국 포드의 코티나를 들여와 단순 조립하던 ‘변방의 회사’ 현대차는 반세기 만에 글로벌 빅3 자동차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렇게 급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분석합니다. ‘정주영의 장손’ ‘정몽구의 아들’을 넘어선 ‘기업인 정의선’의 경쟁력도 입체적으로 들여다봅니다. 기업의 생로병사, 기업인의 진짜 고뇌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현대차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68)
▶ 정의선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35)

① “왜 신차 비닐 안 뜯습니까” 현대차 싹 뜯은 ‘정의선 스타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경기도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수요 감소 속에서 광명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전기 SUV EV3를 선보일 계획이다. EV3는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한 전략 차종이다. 사진 기아
“도망가지 않겠다. 나를 걸겠다.” 2005년 말 기아자동차(현 기아) 사장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사장)의 일성(一聲)입니다. 1999년 현대차에 인수된 기아는 이때만 해도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요. 현대차와 경영 실적과 브랜드 파워, 제품 경쟁력 등에서 월등한 격차가 벌어져서입니다.

정 사장은 “기아자동차엔 세 가지가 없다(3-less)”고 진단합니다. “주력 시장이 없고(homeless), 팔아도 남는 게 없으며(profitless) 결정적으로 승부욕이 부재하다(spiritless)”는 얘기였습니다. 그의 처방전은 ‘리디자인(re-design) 기아’였습니다. 외부에선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해 자동차의 겉모습을 바꾼다는 뜻으로 이해되곤 하지만, ‘경영을 재설계하겠다’는 의미가 본질입니다.

그리고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현대차에 인수되기 직전 해에 1조9980억원의 적자를 냈던 기아는 정 회장이 대표이사(2005~2008년)를 맡은 이후로 영업이익 3085억원(2008년), 1조1445억원(2009년)을 올리며 선전합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조608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호랑이 코 그릴로 유명한 ‘K시리즈’가 효자였죠. 특히 K7은 출시 이듬해인 2010년 그랜저 판매량을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형님’의 그늘에 가렸던 기아의 반란이자, 정 회장으로선 ‘후계자’에서 ‘경영인’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기업인 정의선을 읽는 또 다른 키워드는 디테일입니다. 2010년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로 신차 광고팀이 호출됩니다. 오염 방지용 비닐을 뜯지 않은 채 홍보용 사진을 촬영한 이유를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비닐을 떼면 신차라도 중고차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라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정 회장은 이에 “고객은 다 알아본다. 별거 아니라고 지나치지 말자”고 지시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는 구습과 관행을 뜯어고칩니다.

2019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게임 체인저’ 선포식 때 일화입니다. 정 회장은 매년 무대를 메웠던 임원 전용 좌석을 전부 없앱니다. 지난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시무식) 때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필요한 경우 실무자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거나 바로 설명을 듣기도 합니다. 양재 사옥에 반바지와 후드티를 등장시킨 ‘전면적 복장 자율화’와 ‘임직원 직급·호칭 체계 축소’ ‘수기 결제 폐지’ 등 수평적이고 파격적인 조치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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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차 비닐 안 뜯습니까” 현대차 싹 뜯은 ‘정의선 스타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2357

② “해봤어?” 할아버지와 다르다…“해보죠” 손자 정의선 리더십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선대회장(왼쪽 둘째)과 부인 변중석 여사(맨왼쪽)가 손자 정의선(현 현대차그룹 회장)·정일선(현 현대비앤지스틸 대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정의선 회장을 만든 힘이 ‘밥상머리’ 교육에서 나왔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정 회장에게 부친이면서, 한편으론 엄격한 스승이었습니다. 정 명예회장은 외아들인 정 회장을 철저하게 단련시킨 것으로 유명하지요.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서 근무하던 그를 현대차 구매실로 재입사(1999년)시킨 것도 현장에서 볼트와 너트의 가격까지 따져가며 철저하게 배우라는 정 명예회장의 뜻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있습니다. 정 회장에겐 할아버지이자 ‘밥상머리 교육’을 물려준 인물입니다. 정주영 창업주는 “자네, 해봤어?”로 기억되는 창업가입니다. 그는 새로운 사업에 나설 때 난색을 하는 직원들에게 퉁명스럽게 “해보기나 했어?”라고 도전의식을 독려했습니다(자서전 『나의 살아온 이야기-이 땅에 태어나서』). 실제로 그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영국에서 1억 달러 차관을 들여왔고, 조선소도 짓지 않은 채 그리스에서 유조선 두 척을 수주했습니다.

그러면 손자인 정의선 회장은 어떨까요? 정 회장은 참모들의 의견을 차분히 듣고 “그러면 해보죠”라고 의욕을 북돋우는 스타일입니다. 지난해 뉴욕 모터쇼를 앞두고 공개된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네오룬의 콘셉트카를 사전에 보고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차량 앞 좌석과 뒷좌석의 가운데 놓인 차체 옆 기둥 ‘B필러’가 사라진 네오룬의 디자인을 접한 정 회장의 첫 반응은 “해보죠”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로봇,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실용’입니다. 대표적인 게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입니다. 쉽게 말해 “지금 건물 짓는 데 큰돈 들일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현대차그룹은 105층 초고층 타워 대신 55층짜리 빌딩 두 동을 짓겠다고 서울시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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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어?” 할아버지와 다르다…“해보죠” 손자 정의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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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정의선은 ‘1%’ 찾으러 갔다, 네이버에도 안 뜨는 ‘비밀기지’
지난 5월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전기차동력계 시험실의 4축 동력계 시험실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각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 설계와 실험 시설을 갖춘 남양연구소는 현대차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분초를 쪼개가며 전 세계를 다니면서 생산과 영업, 구매 전략을 지휘하지만 정의선 회장이 가장 애정을 갖는 곳은 바로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두뇌 격인 남양연구소에선 지난해 신년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1996년 문을 연 현대차 남양종합연구소는 현대그룹이 아파트를 짓기 위해 매입한 대규모 간척지 위에 조성됐습니다. 부지 면적만 347만㎡(약 105만 평)로 여의도 290만㎡보다 넓습니다. 정주영 창업주는 1980년대 중반 “미국‧일본 차와 경쟁하려면 자동차 디자인과 설계, 시험, 평가 등을 한곳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연구소 설립을 지시했습니다. 이후 10년에 걸쳐 연구소 공사가 이뤄집니다.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현대차 손으로만 했기에 준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싶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신차가 발표되기 전 예외 없이 남양연구소에서 최종 점검에 나섭니다. 정몽구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온 전통입니다. 지난해 초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출시 때도 동력 성능과 탑재된 소프트웨어, 외관 등을 꼼꼼히 살폈다고 합니다. 정 회장은 평소 경영진에게 “(테스트 시승은) 부족한 1%를 찾는 과정”이라고 강조합니다. 그에게 남양연구소는 품질경영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이면서, 루틴(routine·습관으로 굳은 동작이나 행태)이라는 얘기입니다.

한편으로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걸린 핵심 전략 기지입니다. 그래서 보안도 철저합니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기술과 인력은 극비 중의 극비입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온라인 지도 서비스에선 연구소 내 주요 시설물을 확인할 수조차 없습니다. 중앙일보 취재진이 남양연구소 곳곳을 훑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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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은 ‘1%’ 찾으러 갔다, 네이버에도 안 뜨는 ‘비밀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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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시속 100㎞로 아우디 박았다, 제네시스 명운 건 ‘쇼킹 광고’
올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마그마 콘셉트카.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고성능 차량이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시켰습니다. 2008년 벤츠‧BMW 같은 수입 차에 맞설 고급 브랜드로 선보여 새로운 2막을 연 것입니다. 정 회장은 당시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 후 성적표는 어떨까요. 제네시스는 지난해 8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달성했습니다. 브랜드 독립 출범 7년 10개월 만입니다. 지난 4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116만여 대, 2021년부터는 매년 20만 대 이상이 팔립니다. 닛산 인피니티, 혼다 아큐라, 재규어 등을 뛰어넘었습니다.

기술 투자와 지극 정성이 제네시스 질주의 비결입니다. 가령, 시트를 볼까요? 자동차 시트 기술은 ‘삼합(三合)’이라고도 합니다. 아름답고, 편안하며, 안전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전‧품질 법규만 150개가 넘습니다. 지금도 현대트랜시스 시험동에서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를 오가는 극한의 기후 조건을 만들어두고 테스트를 거듭하는 이유입니다.

제네시스는 마케팅도 적극적이었습니다. 특히나 TV 광고는 파격 그 자체였지요. 2008년 론칭 당시 ‘독일 명차와 시속 100㎞ 실차 정면충돌 테스트’라는 문구를 앞세운 영상에는 제네시스 BH와 아우디 A8의 충돌 장면을 담았습니다. 미국 영상 전문가를 남양연구소로 모셔서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독일 명차와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제네시스 탄생 비화와 정의선 회장의 럭셔리 전략을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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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로 아우디 박았다, 제네시스 명운 건 ‘쇼킹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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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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