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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3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재복 SPC 대표이사 측이 “허영인 SPC 회장의 지시에 따라 탈퇴를 종용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반면 허영인 회장 측은 노조 탈퇴는 “설득과 권유”를 토대로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조승우)는 18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 회장과 황 대표, 전·현직 임직원 등 총 19명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황 대표 측은 허 회장의 지시에 따라 탈퇴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허 회장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 측 변호인은 “허 회장과의 관계, (황 대표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는 점, 진술 등에 비춰보면 허 회장이 황 대표에게 지시한 사실이 뒷받침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는 허 회장을 보호하는 게 SPC를 위하는 길이라고 잘못 생각해 허 회장의 지시 사실을 부인했다”며 “그러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미 너무나 많은 증거가 확보된 것을 확인했고, 선후배 임직원들을 위해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게 SPC의 추가 불이익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허 회장 측은 노조 탈퇴는 “종용이 아닌 설득과 권유였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 측 변호인은 “지회는 SPC 주요 매장과 본사 앞에서 임금 인상 등의 성과를 폄훼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가맹점 앞에서도 불법시위를 했다”며 “노사 자치 자체를 파괴하려고 한 사안이 아니었고,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무조건 탈퇴시키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회장 측은 피비노조가 어용노조가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앞서 검찰은 피비노조가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성명 등을 다수 발표했다며 “어용노조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 측 변호인은 SPC가 피비노조와 임금 협상을 진행하거나 가처분 소송 등을 진행한 자료를 제시하며 “피비노조는 근로자 이익에 반한다고 보면 회사의 조치에 대해 적극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를 보더라도 어용노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수 노조를 처음 경험하는 회사 입장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이지, 부당노동행위와는 결을 달리한다”고 했다.

허 회장과 황 대표 등은 2021년 2월부터 약 1년6개월간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노조 지회 조합원 573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승진 인사에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SPC가 조직적으로 지회를 탄압하기 위해 피비노조 규모를 키우고, 피비노조를 언론 및 국회에 대응하는 데 악의적으로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모두진술에서 “SPC는 피비노조 조합원 모집 작업을 지시했고, 지회 탈퇴 종용을 지시했으며, 사측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피비노조를 활용해 ‘노·노 갈등’ 프레임을 기획하고 언론과 국회 대응까지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반헌법적 노동파괴 행위이자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허 회장과 황 대표 간 공모 관계를 보완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이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 19명과 이들의 변호인, 지회 조합원, 취재진 등이 모여 150석의 자리를 가득 메웠다. 검찰이 모두진술을 하자 조합원들이 박수갈채를 보냈고, 변호인들이 발언하는 와중에는 비웃거나 한숨을 쉬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노조 민주노총 탈퇴 종용’ SPC회장 재판 시작···쟁점은?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지시·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영인 SPC 회장과 황재복 대표이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이 이번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6161549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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