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의도에 의사, 의대생 등 4만명 운집
"3대 수용안 받지 않으면 무기한 휴진"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개원의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정부가 죽인 의료, 의사들이 살려낸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한 집단 휴진 첫 날인 18일, 수만 명의 의사와 의대생이 거리로 나왔다.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성난 의사'의 행렬은 서울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이들은 '무기한 휴진'까지 언급하며 정부 정책 철회를 촉구했지만, 정부 역시 의협 지도부에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하면서 의·정 갈등 수위가 재차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열린 영등포구 여의대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4만 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된다' '준비 안 된 의대증원 의대교육 훼손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된다" "독단적인 갑질정부 한국의료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참가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국의 수많은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고 의대생들이 학교현장을 떠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면서 "정부는 이 땅의 모든 의사들을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존중하고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관치주의 후진의료에서 전문가주의 선진의료로 진정한 대변혁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대형 병원 교수들뿐만 아니라 개원의들도 다수 모였다. 경기 부천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우모(56)씨는 "의료 정책이라는 것은 국가대계인데 정부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의사로서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라며 "전공의들이나 의대생들은 1년을 포기하고 싸우는데 개원의가 하루를 포기한 걸 갖고 부담된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집단 사직·휴학 사태의 주체인 전공의와 의대생 부모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휴학 중인 전공의 유모(30)씨는 "정부에선 근거 없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의대 정원 자체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제가 어떻게 일을 할 지 전혀 그려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경기 분당에서 온 의대생 학부모 문모(59)씨는 "10년 가까이 아들이 고생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 왔는데, 답답한 마음에 오게 됐다"며 "정부가 의사들과 어느 정도 선에서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대한의사협회의 주도로 개원의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의협은 정부가 3가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 등 3가지 사안을 받아 들여야 한다"면서 "집단휴진과 총궐기대회는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추진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165 때이른 사우나 더위 언제 꺾이나···6월 폭염일수 치솟았다 랭크뉴스 2024.06.23
38164 “머스크, 회사 女 임원과 셋째 얻어... 열두 번째 자녀 태어났다” 랭크뉴스 2024.06.23
38163 獨 뉘르부르크링서 ‘제네시스 트랙 택시’ 달린다 랭크뉴스 2024.06.23
38162 서울·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 4년째 9억원 이상 벌어져 랭크뉴스 2024.06.23
38161 불닭, 구글 검색량 역대 최고…전화위복된 ‘덴마크 리콜’? 랭크뉴스 2024.06.23
38160 공정위원장 “쿠팡 제재, 소비자 후생 증대···유튜브 7월 중 조사 마무리” 랭크뉴스 2024.06.23
38159 [속보] 나경원 "총선 패배 오판 반복할 수 없어" 당 대표 출마 선언 랭크뉴스 2024.06.23
38158 나경원 “대선 출마 안 해…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 랭크뉴스 2024.06.23
38157 의대교수 단체 "근로자 지위 인정받기 위해 헌법소원 제기" 랭크뉴스 2024.06.23
38156 한기정 공정위원장 “국내외 기업 구별 없이 쿠팡 제재… 알리·테무 조사 곧 마무리” 랭크뉴스 2024.06.23
38155 김장겸, MBC 상대 손해배상 소송 2심도 패소‥"해임 타당" 랭크뉴스 2024.06.23
38154 [단독] 與대표 출마 ‘나경원 캠프’ 상임고문에 이주영 전 부의장 랭크뉴스 2024.06.23
38153 추경호 “민주당 채 상병 청문회, 광란의 무법지대···국회의장 유감 표명하라” 랭크뉴스 2024.06.23
38152 이탈리아 첫 평화의 소녀상 설치…일본 정부 ‘노골적 방해’ 랭크뉴스 2024.06.23
38151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 규모 4.9 지진…“원전에 이상 없어” 랭크뉴스 2024.06.23
38150 추경호 "폭력·갑질 얼룩진 채상병 청문회'‥국회의장 조치해야" 랭크뉴스 2024.06.23
38149 나경원 “대선 출마 안한다, 계파 없고 사심 없는 내가 대표 적임자” 랭크뉴스 2024.06.23
38148 현대차·SK·LG ‘글로벌 기업’이라더니…R&D 투자 증가분 절반이 삼성전자 랭크뉴스 2024.06.23
38147 [속보] 나경원 “계파·사심 없는 내가 적임자”…국힘 당 대표 출마 랭크뉴스 2024.06.23
38146 이탈리아에 세워진 소녀상…일본 항의에도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