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발장 접수되자 거처 옮기며 도주
경찰 조사서 "나도 피해자" 거짓말
재판부 "죄질 나빠" 징역 8년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강사들과 그 지인들을 “냉동창고 사업에 투자하면 6배를 벌 수 있다”는 등의 말로 꼬드겨 58억 원 넘는 돈을 가로챈 대구의 한 영어학원 원장이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원장이 말한 냉동창고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은 고가의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사치를 부리고 개인 채무를 갚는데 쓴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법원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종길)는 학원 강사 등 지인 20명에게 58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에겐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강사 11명의 급여와 퇴직금 등 총 5,300만 원도 주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위반 등)도 적용됐다.

대구 수성구와 경북 경산시에서 총 3곳의 영어학원을 운영한 A씨는 2017년 2월, 강사 B씨에게 접근해 “남편 친구가 오징어와 과메기 냉동 창고를 운영하는데 투자하면 3개월에 6배를 벌 수 있다”고 유도한 뒤 1,000만 원을 가로챘다. 같은 수법으로 다른 강사와 지인 등 16명에게도 54억6,206만1,000원을 받았다. 그러나 A씨가 말한 냉동창고는 처음부터 없었다.

A씨는 2022년 8월, 또 다른 강사 C씨에게 “시아버지가 물려준 상가를 처분하는데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5,500만 원을 뜯어냈다. 뿐만 아니라 “학원 새 지점을 내는데 인테리어 비용이 급히 필요하다” “아는 수학선생님 친구가 펀드매니저인데 10배 이상 수익의 비상장 주식이 있다”며 4명에게 틈틈이 300만~3,000만 원씩 챙겼다. 그러나 이 역시 다 거짓말이었다.

A씨는 지난해 6월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자, 돈을 돌려주기는 커녕 연락을 차단하고 거처를 옮겨 다녔다. 같은 해 9월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이후에도 “수학선생님한테 돈을 모두 줬고, 나도 피해자”라며 발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인데다 양육과 보살핌이 필요한 미성년 자녀들이 있으나, 사기 피해액이 거액이고 범행 횟수 등을 미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거짓말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한 피해자가 있을 정도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빌린 돈을 갚는 대신 영어학원을 양도했다고 하나 여러 채권자들에게 중복적으로 넘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967 "썩은 걸 튀겼다" 치킨에 구더기 '득실'… 업주는 "그럴 리 없다" 랭크뉴스 2024.06.26
34966 포르쉐 첫 전기SUV 베일 벗었다…마칸 일렉트릭, 하반기 국내 출시 랭크뉴스 2024.06.26
34965 “백신 없어요” 영·유아 중심 수족구병 한 달 새 급증 랭크뉴스 2024.06.26
34964 박세리, 파리올림픽 KBS 골프해설위원 출격…"열심히 다시 시작" 랭크뉴스 2024.06.26
34963 [단독] 원안위, 원전 인근 주민 건강조사 나선다…6년 만에 재추진 랭크뉴스 2024.06.26
34962 "당신만 보여" 교총 회장, 제자 편지 논란에… 회원들 “사퇴하라” 랭크뉴스 2024.06.26
34961 아리셀 공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3명 입건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6.26
34960 'GOP 총기사망' 이등병 괴롭힌 간부·선임병들 "혐의 부인" 랭크뉴스 2024.06.26
34959 27일 본회의, 7월 2~4일 대정부질문... 여야 국회 일정 합의 랭크뉴스 2024.06.26
34958 내일부터 저축보험도 플랫폼에서 비교·추천하고 가입 랭크뉴스 2024.06.26
34957 여야 내일 7개 상임위원장 선출…다음 달 5일 개원식 랭크뉴스 2024.06.26
34956 백종원, 재교육했다더니…"홍콩반점 탕수육, 젤리처럼 굳었다" 랭크뉴스 2024.06.26
34955 "KF94 마스크 쓰라며 화재 현장으로 내몰아"… 경찰 내부 폭로 랭크뉴스 2024.06.26
34954 "코치는 때리고 손웅정은 욕설"‥손흥민 아버지도 '피소' 발칵 랭크뉴스 2024.06.26
34953 ‘형편 어려운 이재명?’… 지지자들 “김혜경 책 사서 李 돕자” 랭크뉴스 2024.06.26
34952 두산에 밀린 네이버, 대기업 집단 지정 3년 만에 10위 밖으로 랭크뉴스 2024.06.26
34951 4월 출생아 수 19개월 만에 반등…“코로나 이후 혼인 늘어” 랭크뉴스 2024.06.26
34950 연이틀 오물 풍선에 미사일까지‥안보점검회의 랭크뉴스 2024.06.26
34949 화성 화재 아리셀 '불법파견' 정황 짙어져…모회사도 의혹 랭크뉴스 2024.06.26
34948 대중교통 무제한 '기후동행카드' 내달 1일 본사업 개시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