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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경정 사과"... 결론 변하지 않아
서울고법, 이례적으로 경정 공식 입장
최태원(왼쪽 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판결문 수정(경정)'이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고 판결문 내 수정된 부분이 '사소한 오류'에 불과하며 이로 인한 재산분할 비율 등 결론은 변함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는 18일 '판결 경정에 관한 설명'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은 원·피고의 구체적인 재산 분할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재판부는 전날 판결 경정 결정을 내리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사망하기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주식당 가치 부분을 '100원'에서 '1,000원'으로 고쳤다. 이 수치가 변경되면서, 1998년부터 2009년(SK C&C 상장·주당 3만5,650원)까지 회사 가치 상승분 역시 355배가 아닌 35.6배로 수정됐다. 최 회장 측은 이 회사 주가에 오류가 있었다는 뜻은 SK그룹 성장에 대한 평가에 대한 계산이 틀렸단 의미로, 재산분할과 관련한 결론마저 바뀔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상고이유에 대해 밝힌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4쪽 분량에 달하는 판결경정결정에 대한 설명자료를 공개하며 이례적으로 원고(최 회장)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재판부는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나중에 발견돼 사후에 경정해 여러분을 번거롭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이 '오류'가 최 회장 측이 '자수성가형 사업가'와 유사하다는 재판의 전제를 흔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00원에서 1,000원으로 주가를 수정해 계산하더라도 최 회장 측의 기여도가 여전히 최 선대회장 보다 높다고 봤다. 대한텔레콤 주식은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주당 8원 ⓑ1998년 5월 주당 1,000원 ⓒ2009년 11월 SK C&C 상장 무렵 주당 3만5,650원이었는데, 이는 SK주식으로 변모해 ⓓ항소심 변론종결 시점인 올 4월 16일 주당 16만 원이 됐다. 재판부는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 사이 기여도를 비교하려면 ⓐ와 ⓑ(최 선대회장 기여분), ⓑ와 ⓓ(최 회장 기여분) 사이를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와 ⓑ 사이 가치 상승은 125배이고, ⓑ와 ⓓ 사이 가치 상승은 약 160배에 이른다. 따라서 "원고 부친의 경우에 비해 원고의 경영활동에 의한 기여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와 ⓓ가 아닌 ⓑ와 ⓒ사이 기여도(35.6배)를 계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는 중간 단계의 가치일 뿐이며, 3만5,650원(혹은 35.6배의 가치상승)은 최종적인 비교 대상 내지 기준 가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노소영(가운데)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여기에 항소심에서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 선대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의 사돈 관계를 SK그룹을 경영하는 데에 있어 일종의 보호막 내지 방패막으로 인식했고,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 전 관장 측이 SK그룹 성장에 무형적 기여를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재판부는 "(100원을 1,000원으로 수정한 것은)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면서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 4월 이 사건 SK주식 가격인 16만 원이나 원·피고의 구체적인 재산분할비율 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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