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AI 법률자문’ 변호사법 위반 논란
로펌 대륙아주, 챗봇 서비스 내놓자
변협 “수익 창출해 불법” 징계 추진
로펌 “고도의 법률사무 아냐” 해명
AI 대륙아주 홈페이지 갈무리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공동현관 진입도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나요?”

“공동주택 공동현관에 비밀번호 장치 등이 설치돼 있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면, 이러한 공동현관에 허가 없이 들어가는 행위는 형법상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채팅창에 주거침입죄와 관련한 질문을 입력하니 20초 뒤 답변이 떴다. 관련 판례에 대해 추가 질의하자 아파트의 공용계단, 복도 출입을 건조물침입죄로 본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소개했다. 17일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시행 중인 ‘AI 대륙아주’에 질문을 입력한 결과다. ‘AI 대륙아주’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시행하고 있는 24시간 인공지능(AI) 변호사 서비스다. 누구든지 누리집을 통해 질문을 입력하면 챗봇이 질문내용 분석, 질문 키워드 추출, 관련 법률 검토 등을 한 뒤 답변을 내놓는다. 해당 법무법인은 법무법인이 축적한 법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변호사들이 1만개 질문과 모범 답안 만들어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서비스라고 소개한다.

대형 법무법인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공한 첫 법률 서비스인 ‘AI 대륙아주’는 곧장 ‘AI 변호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월 해당 서비스가 시행되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법질서위반감독센터는 대륙아주쪽에 해명을 포함한 소명서 제출을 요구했고, 변협은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 7명을 대상으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징계 절차를 돌입했다.

변협은 비변호사인 인공지능이 변호사 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변호사법 제34조는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하여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답변 하단에 개발 협력사인 네이버 광고는 ‘무료 법률 상담’을 금지한 변호사 광고 규정을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의뢰인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변호사 품위유지 의무 위반도 변협이 삼고 있는 쟁점이다.

대륙아주쪽은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륙아주 관계자는 한겨레에 “법률에 특화된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이용한 기초적 문답일 뿐, 변호사법이 금지하고 있는 고도의 법률사무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이어 “하단에 뜨는 광고도 사건 수임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우리 법무법인에 대한 수임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법률 지식에 접근하기에 문턱이 높은 이들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공익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변호사와 관련해서는 이미 해외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규모 로펌이 온라인 법률 서비스 기업 ‘두낫페이’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고,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아이 아보카’라는 인공지능 변호사 앱이 등장해 파리지방변호사회가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변협은 내달 조사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해 징계 개시 청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징계 개시 청구가 의결되면,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징계위가 징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대륙아주 쪽은 2차례 경위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변협 징계가 이뤄지더라도 당사자가 이의 제기를 하면 법무부의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 변협은 2022년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이용한 변호사 123명에 대해 법률 상담을 알선하는 업체에 광고를 의뢰했으며, 이는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법률 브로커’ 활용과 같은 것이라는 취지로 징계했지만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이 처분을 취소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063 "38억 슈퍼카보다 낫다"…아이오닉5N, 유럽서 '엄지척' 왜 랭크뉴스 2024.06.19
35062 추경호, 민주당에 "법사위·운영위, 1년씩 번갈아 맡자" 공개 제안 랭크뉴스 2024.06.19
35061 "촉감 궁금해" 노골적 성적요구 강요받았다…하남 교제살인 전말 랭크뉴스 2024.06.19
35060 엔비디아 첫 시총 1위…MS·애플도 제쳤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6.19
35059 전공의 대표 "범의료계협의체 거절…공동위원장 들은바 없어" 랭크뉴스 2024.06.19
35058 대기업 오너일가 지분가치 155조원…오너 2·3세 지분은 74조원 랭크뉴스 2024.06.19
35057 [영상]김정은, 지각한 푸틴에 리무진 상석 양보...'남다른 브로맨스' 과시 랭크뉴스 2024.06.19
35056 조국 “생명을 볼모로 삼아선 안돼…의사들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랭크뉴스 2024.06.19
35055 “술먹고 운전해도 죄없다니”… 김호중 ‘음주 무혐의’에 폭발 랭크뉴스 2024.06.19
35054 '여친 살해' 의대생, 모교서 '징계 제적' 처분…재입학 불가능 랭크뉴스 2024.06.19
35053 대통령실 겨누는 ‘김건희 명품가방’ 수사…검찰, ‘여사팀’ 행정관 첫 소환 랭크뉴스 2024.06.19
35052 서울 올해 첫 폭염특보...전국 낮 최고 36도 오른다 랭크뉴스 2024.06.19
35051 ‘김건희 명품백’ 최재영과 직통한 대통령실 행정관…첫 검찰 소환 랭크뉴스 2024.06.19
35050 의료계 내분 격화…전공의대표 "의협 제안 범의료계협의체 거절" 랭크뉴스 2024.06.19
35049 "만 원으론 국밥도 못 먹어"…노년층, 편의점에서 점심 때운다 랭크뉴스 2024.06.19
35048 국회 복지위, '의료공백' 현안 질의 무산‥박주민 "정부·여당 유감" 랭크뉴스 2024.06.19
35047 [단독] 이종섭 보좌관 “임성근 혐의 제외”…조사본부 재검토 초기부터 압박 랭크뉴스 2024.06.19
35046 결혼 숨기고 7년 교제하며 강제 임신중단에 협박 혐의 남성 실형 확정 랭크뉴스 2024.06.19
35045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네요"...'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편지 공개 랭크뉴스 2024.06.19
35044 전공의 대표 "범의료계협의체 거절…임현택 여러모로 유감" 랭크뉴스 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