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새 특검법, 권한 커지고 인력 보강…박정훈 공소취소도 다뤄
법조계 “합리적 판단 가능” “국회가 삼권분립 위반” 엇갈려
여당 법사위원들 ‘채 상병 특검법’ 심사 불참 17일 국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률안을 심사하는 제1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재발의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특별검사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특검법에 비해 수사 범위와 권한 등이 확대·강화됐다. 수사 외압 의혹의 ‘윗선’ 규명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에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속도는 더딘 편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해 10개월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력 부족과 지휘부 공백 문제가 겹치면서 이 전 장관이나 대통령실 등 윗선까지 수사가 닿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간 통화내역 등 주요 증거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사건 군사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채 상병 사망 당시 대통령실·국방부·해병대 등 주요 관계자들의 통신내역을 확보할 수 있는 기한은 한 달 남짓 남았다.

시선이 특검법안으로 다시 쏠리는 건 이 때문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본회의 재의결까지 여러 문턱을 넘어야 하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 특검법안이 막강한 권한과 인력 등을 보장하고 있어 현실화되기만 하면 진상규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새 특검법안은 앞선 특검법과 달리 외압 의혹은 물론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수사와 재판 과정을 모두 수사할 수 있도록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다. 경찰(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공수처(수사 외압 의혹 수사), 군사법원(박 대령 항명죄 재판) 등으로 쪼개진 수사·재판을 특검이 모두 넘겨받도록 한 것이다.

새 특검법안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도 특검에 부여했다. 항명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 박 대령에게 더는 죄를 묻지 않고 공소를 취소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이 2명을 추려 최종 후보로 추천하는 앞선 방식에서 변협 추천 없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총 2명을 추천하도록 바꿨다.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임명되도록 했다.

특검 인력 규모는 두 법안이 같지만 공수처는 능가한다. 현재 공수처의 채 상병 사건 수사팀에는 검사가 6명뿐이지만 특검은 특별수사관을 40명까지 임명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검찰에 검사 20명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인원만 최대 104명에 달한다. 특검 사상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특검’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강력한 새 특검법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검 후보 추천권을 비교섭단체까지 확대한 것을 두고 “한 정당만이 아니라 다른 정당까지 의견을 모은다면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사실상 정부의 수사권을 박탈하고 대신 행사하는 것으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평가했다. 수사 대상 범위가 확장된 것을 두고는 “특검은 개별 사건에 대해 예외적으로 하는 것인데, 여러 사건을 잔뜩 포함시키면 야당에서 작은 검찰청을 하나 새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39 “훔친 돈 갚으라” 사장 살해하고 사고사 위장한 30대 직원 구속기소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8 "내가 더 명심"… 비전 사라지고 '명비어천가'만 남은 전당대회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7 허재 아들 허웅 "전 여친 고소…결별 뒤에도 수년간 금전 협박"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6 야권 “‘대통령 격노설’ 경로에 김건희 있는지 밝혀야”…임성근·도이치 주가조작범 관계 의혹 제기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5 "범죄 조회 깨끗" '밀양 성폭행' 가담 부정에... "판결문에 이름 있는데?" 진실공방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4 "1억5000만원 위약금 물더라도 취소"…집값 치솟는 1기 신도시 무슨일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3 경찰·노동부, '31명 사상' 화성 화재 아리셀 압수수색(종합)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2 모처럼 '아기울음' 커졌다…4월 출생아 19개월 만에 증가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1 '젊은 공무원 잡으려면 31만원 올려야···' 공무원 노조 임금 인상 요구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30 "계약금 2배 주고 취소"…치솟는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9 [현장] "신원 확인 대체 언제" 애타는 유족… 영정 없이 국화만 놓인 분향소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8 황정음 고소한 상간녀 누명 여성…"돈 목적 아냐" 1390자 호소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7 심경 밝힌 강형욱, “길에서 마주치면 어떤 말씀이든…” [이런뉴스]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6 [속보] 경찰, ‘31명 사상’ 화성 화재 관련 아리셀 압수수색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5 "금두꺼비도 하늘은 못이겨"…부산 해수욕장 비명 터졌다, 무슨 일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4 [지평선] 누가 그나마 더 멀쩡한가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3 [속보] 경찰, ‘화성 일차전지 화재’ 공장 압수수색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2 “이주노동자 ‘안전제일’ 구호 외치는 게 교육 전부”…재해 무방비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1 청문회도 ‘의새’ 공방… 복지차관 “의협 간부도 같은 실수” new 랭크뉴스 2024.06.26
44020 ‘롯데 3세’ 신유열 시대 본격화… 日 지주사 이사로 new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