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아산병원도 7월4일부터 1주 휴진
텅 빈 병원 대기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 일부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정책 강행에 반발해 ‘무기한 전면 휴진’에 들어간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대기실이 한산하다. 조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송희곤씨(62)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협심증을 앓고 있는 송씨는 얼마 전 병원 측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통해 예약 일정과 담당 교수 변경을 통보받았다. 다행히 이날은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앞으로가 걱정이다. 송씨는 “개인병원이나 다른 병원에 갈 수도 없다”며 “다음에도 (예약이) 연기될 수 있고,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일부 교수들이 이날부터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병원 전체가 멈춰설 정도의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병동은환자 없이 텅 비었고 어렵게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사태 장기화로 의료공백이 길어질까 불안해했다.

혈액암 치료차 매주 서울대병원에 오고 있는 김정희씨(79)는 “나이가 있어서 치료를 받아도 시원찮은데, 걱정된다”면서 “병원 진료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병원을 옮겨다닌 끝에 서울대병원에 오게 됐다는 김씨는 “다른 데로 갈 수가 없다”며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당뇨병으로 2007년부터 서울대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모씨(69)는 “오늘도 진료가 안 된다고 할까봐 엄청 걱정했다”면서 “병원이 환자는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병원에서는 예약된 환자들이 진료를 받긴 했지만 평소보다 환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씨는 “원래 이 시간이면 병원이 환자들로 꽉 차는데 오늘은 한가한 편”이라며 “신규 환자는 안 보는 것 같다. 평소 환자 수가 지금의 2배는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은 병원 내 양윤선홀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규탄했다.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급한 환자들은 계속해서 볼 것이라며 “서울대병원은 열려 있다”고 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교수들은 계속 근무하고 있다. 병원에 오시면 진료받으실 수 있다”면서 “걱정하지 말고 환자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이날 “이미 의료 붕괴가 시작됐는데 정부가 귀를 막고 도대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마지막 카드는 전면 휴진밖에 없다”고 휴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방재승 비대위 투쟁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현장 의견 반영이 가능한 상설 의·정 협의체 구성, 의대 정원 재조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료 붕괴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이날 현장에 참석해 팻말 시위와 자유 발언에 동참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사 입맛에 맞는 정책을 발표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하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회장은 “(정부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왜 학생들이 목소리 내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근거 없는 의료정책 때문에 미래 의료가 무너질까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서울아산병원도 집단휴진에 돌입한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의협이 주도하는 18일 집단휴진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오는 7월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776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오후 본회의 보고 랭크뉴스 2024.08.01
32775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미 증시 ‘빨간불’…엔비디아 13%↑ 랭크뉴스 2024.08.01
32774 KBS 이사진 재편…윤 대통령, ‘이진숙 방통위’ 추천 당일 재가 랭크뉴스 2024.08.01
32773 '일본도 살인' 피의자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 없어" 랭크뉴스 2024.08.01
32772 800억대 포도코인 사기 '존버킴' 구속기소…창고서 슈퍼카 줄줄이 랭크뉴스 2024.08.01
32771 파리의 ‘신스틸러’ 김예지, 은메달 아쉬움을 털어낼 25m가 남았다 랭크뉴스 2024.08.01
32770 '빈집털이범, 집단린치해야'…하반기 지원 전공의 신상털기 계속 랭크뉴스 2024.08.01
32769 [단독]정진석, 한동훈에 ‘친윤’ 정책위의장 유임 의견 전해 랭크뉴스 2024.08.01
32768 “라면·김치 수출 역대 최고” K푸드 인기에 2년 연속 100조 돌파 랭크뉴스 2024.08.01
32767 2월에 개봉한 영화가 여전히 박스오피스에? 이변 연출한 ‘소풍’ 랭크뉴스 2024.08.01
32766 12월부터 농지에 '체류형 쉼터' 짓게 허용…"생활인구 늘린다" 랭크뉴스 2024.08.01
32765 경찰 "시청역 사고 운전미숙 탓…시속 107㎞로 행인 충격"(종합) 랭크뉴스 2024.08.01
32764 ‘시청역 사고’ 수사한 경찰 “피의자, 가속페달만 밟아… 차량 결함 없어" 랭크뉴스 2024.08.01
32763 전 세계 여심 찌른 '펜싱 2관왕' 오상욱…"올림픽 보다가 반했다" 랭크뉴스 2024.08.01
32762 정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104명 지원… 추가 모집 실시" 랭크뉴스 2024.08.01
32761 '남자 자유형 100m = 서양 선수 전유물' 공식 깨졌다… 판잔러, 92년 만에 아시아 선수 금메달 랭크뉴스 2024.08.01
32760 "4년간 교사 4명 고소·협박"…'괴물 학부모' 때린 전북교사노조 랭크뉴스 2024.08.01
32759 신규 의사 배출 '비상'...하반기 전공의 지원 고작 100여명 랭크뉴스 2024.08.01
32758 ‘시청역 참사’ 풀악셀 밟았다…인도 덮칠 때 시속 107㎞ 랭크뉴스 2024.08.01
32757 "첫 출전에 5-0까지는 예상 못했다"... 펜싱 뉴펜저스 '신스틸러' 도경동 랭크뉴스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