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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회사 역사 부정당해…구성원 명예훼손"
SK그룹 "2심은 곡해된 사실" 전사적 대응 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세기의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금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판결을 내린 지 18일 만이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부가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실제보다 10배 높게 평가해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 2심 재판부가 이날 이런 주장을 반영해 이례적으로 판결문을 고치면서 최 회장이나 SK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재산 분할 등 핵심 내용은 바꾸지 않자 최 회장 측은 "단순 경정(판결문 수정)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변호인 "최 회장은 자수성가형 아냐"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 법률대리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치명적 오류에 대해 밝히고 있다. 뉴스1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 사옥에서 열린 재판 현안 설명회에 나와 "개인적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상고하기로 결심했다"며 "재산 분할에 관해 (2심 재판부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이혼 판결을 내리면서 ①1994년부터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까지, ②별세 이후부터 2009년까지 최태원 회장의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며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태원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은 결과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고려하면 선대회장 기여분은 125배로 10배 늘고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로 10분의 1 줄어든다
"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 역시 불과 세 시간 만에 판결경정 절차를 통해 이 부분을 고쳤다
.

그러나 재산분할 등 판결의 핵심 내용은 바뀌지 않았고 최 회장 법률대리인은 이의신청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 이동근 변호사는 "판결에 실질적인 내용에 영향을 주는 사유가 되면 경정 사유가 안 된다"며 "(잘못된 계산으로) 최 회장이 자수성가에 가까운 재벌 2세로 판단, (재산분할에서) 자산 전체를 집어넣고 65대 35로 나누는 오류가 나타났기 때문에 판결의 뼈대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배포한 자료에서 최 회장을 '자수성가형'이 아닌 '승계상속형' 경영인이라고 강조했다.

M&A 우려에 최태원 "수많은 고비 넘어...해결 역량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앞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치명적 오류'를 저질렀다고 17일 지적한 부분.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전사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SK는 (2심 판결문처럼) 6공 특혜로 성장한 기업이 절대로 아니다"며 "이를 바로잡아 회사의 명예를 다시 살리고 구성원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저뿐 아니라 SK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천문학적 재산 분할이 대법원에 확정되면 SK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이거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고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막을 역량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알리지는 않았다. 이 위원장도 "그걸(패소) 전제로 말씀드릴 상황도 시기도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 회장은 "앞으로 이런 판결과 관계없이 제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좀 더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공개 행보를 예고했다. 판결 나흘 만인 4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제22대 국회의원 환영리셉션'에 참석했던 그는 6일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만난 사진을 공개했고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28, 29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7월 대한상의 회원을 대상으로 여는 제주포럼도 이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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